100g당 4202원… 폭염이 원인
차례상 필수 나물 시장서 사라져
추석 대목 앞두고 일부 반짝판매
10일 오후 1시께 찾은 군포역전시장 내 야채가게에서는 모두 시금치를 팔고 있지 않았다. 상인 신수자(83)씨는 “시금치가 한 단에 2~3천원인데 7천원이 넘어 살 수 없었다”고 했다. 2024.9.10 /목은수기자 wood@kyeongin.com |
특히 시금치값이 폭등했다. 명절 차례상에 올라가는 삼색나물 중 하나임에도 현재 시장에서 자취를 감췄다. 이날 오후 1시께 상가 60여곳이 모인 군포역전시장 내 채소가게(4곳)에서는 모두 시금치를 팔고 있지 않았다.
30여년 동안 채소를 판 신수자(83)씨는 "도매시장에서도 한동안 없던 시금치가 대목을 앞둬서인지 상회 1곳에서 팔고 있었다"며 "원래 한 단에 2천~3천원인데 7천원이 넘어 살 수 없었다"고 했다. 다른 채소가게 사장 최월선(73)씨 역시 "추석에만 갖고 올 계획"이라고 했다.
10일 군포역전시장 내 마트에서 유일하게 시금치 1단을 1만원에 팔고 있었지만, 마트 직원 임상욱(65)씨는 “이파리가 얇은 시금치는 빨리 시드는 탓에 보관이 어려워 시들어 버리는 걸 생각하면 파는 게 손해”라고 했다.2024.9.10 /목은수기자 wood@kyeongin.com |
음식점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도 오르는 채솟값에 시름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매일 시장을 찾아 가장 저렴한 채소를 보고 반찬을 바꾸거나, 배달앱에서 품절처리하는 방식을 쓰며 자구책 마련에 힘쓰는 모양새다.
수원에서 22년동안 추어탕집을 운영하고 있는 송신옥(60)씨는 배추 대신 양배추 김치를 담가 손님들에게 내놓고 있다. 송씨는 "어제 1통에 4천원하던 양배추가 2천480원으로 떨어졌길래 오늘 10통을 샀다"며 "그날그날 시장에서 가장 저렴한 채소를 보고 반찬을 바꾸는데, 몸은 고되지만 비용을 줄이려니 마땅한 방법이 없다"고 했다.
마라탕·마라샹궈 전문점을 운영하는 신권일(39)씨는 값비싼 채소는 메뉴에서 빼고 있다고 했다. 신씨는 "배달주문에서 보이는 메뉴판에 비싼 쑥갓과 고수를 품절표시해 팔지 않고 있고, 주말에만 구색을 맞추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내놓고 있다"고 했다.
/목은수기자 wood@kyeongin.com
동영상·데이터 시각화 중심의 색다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