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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달라도, 하나되는 우리… 고려인 문화축제 ‘하우리 인천’

정선아
정선아 기자 sun@kyeongin.com
입력 2024-09-28 19:06 수정 2024-09-28 19:25

1864년 이주 시작해 올해 160주년 맞아

고려인 많은 함박마을 주민들 주축 행사

러시아·중앙아시아 문화·음식 체험 눈길

인천 연수구 장미공원 일대에서 28일 고려인 이주 160주년을 기념하는 문화축제 ‘하우리 인천’이 열렸다. 축제에 참여한 고려인들은 러시아, 우즈베키스탄 등의 전통 의상을 입거나 국기를 들고 풍물놀이단과 퍼레이드를 진행했다. 2024.9.28 / 정선아기자 sun@kyeongin.com

인천 연수구 장미공원 일대에서 28일 고려인 이주 160주년을 기념하는 문화축제 ‘하우리 인천’이 열렸다. 축제에 참여한 고려인들은 러시아, 우즈베키스탄 등의 전통 의상을 입거나 국기를 들고 풍물놀이단과 퍼레이드를 진행했다. 2024.9.28 / 정선아기자 sun@kyeongin.com

“고려인과 인천시민들이 한 자리에 모여 교류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았으면 좋겠어요.”

인천 연수구 장미공원 일대에서 28일 고려인 이주 160주년을 기념하는 문화축제 ‘하우리 인천’이 열렸다. 고려인은 1860년대부터 일제강점기 시기까지 생계, 항일 독립운동, 강제동원 등의 이유로 러시아, 중앙아시아 등지로 이주한 이들과 그 후손을 말한다. 1864년 기근에 시달리던 함경도 농민 13가구가 연해주 지신허 마을로 이주한 것이 고려인 이주 역사의 최초 기록으로 남아있다. 이때를 기준으로 올해 이주 160주년을 맞았다.

이날 행사명인 하우리는 ‘하나 되고 아우르고 어울리다’라는 문장을 줄여 만들었다. 행사 슬로건도 ‘인천에서 하나 되고 아우르고 어울리다’로 정했다.

이날 축제는 러시아와 중앙아시아 국가들의 전통 의상을 입은 함박마을 주민들과 풍물놀이단의 길놀이 퍼레이드로 문을 열었다. 함박마을은 전국에서 고려인 밀집도가 가장 높은 곳이며, 주민의 절반 이상이 외국인인 대표적인 다문화 마을이다.

10년 전 아버지의 고향인 한국에 돌아왔다는 서묘진(71·러시아)씨는 “일제강점기 때 사할린으로 강제동원된 아버지로부터 고려인의 아픈 역사를 배웠고, 한국의 문화를 접하며 자랐다”며 “고려인과 인천시민들이 모여 문화를 공유하고 함께 즐기는 축제가 열려 기쁘다”고 말했다.

인천 연수구 장미공원 일대에서 28일 고려인 이주 160주년을 기념하는 문화축제 ‘하우리 인천’이 열렸다. 축제에 참여한 고려인들은 러시아, 우즈베키스탄 등의 전통의상을 입거나 국기를 들고 풍물놀이단과 퍼레이드를 진행했다. 2024.9.28 / 정선아기자 sun@kyeongin.com

인천 연수구 장미공원 일대에서 28일 고려인 이주 160주년을 기념하는 문화축제 ‘하우리 인천’이 열렸다. 축제에 참여한 고려인들은 러시아, 우즈베키스탄 등의 전통의상을 입거나 국기를 들고 풍물놀이단과 퍼레이드를 진행했다. 2024.9.28 / 정선아기자 sun@kyeongin.com

축제에는 러시아와 중앙아시아의 문화를 즐길 수 있는 여러 체험 행사가 마련됐다. 축제에 참여한 시민들은 우즈베키스탄의 전통 빵 ‘리뾰쉬카’ 등을 시식하거나 한국의 부채, 장구 모형 등을 만들며 각국의 문화를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다.

안영자(70)씨는 “함박마을에 살고 있어 고려인 이웃들을 자주 만나긴 했지만, 이들의 역사나 문화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했다”며 “어떤 음식을 먹는지, 어떤 전통 의상을 입는지 등 고려인들의 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김율리아나(선학중3·우즈베키스탄)양은 “러시아나 카자흐스탄 등 다양한 국가에서 온 고려인 친구들도 만나고 한국의 전통문화도 알게 되어 좋다”고 말했다.

이번 축제는 지난해 인천시의 ‘고려인 문화주권 선포’과 그에 따른 함박마을 문화축제 지원사업으로 진행됐다. 손성진 너머인천고려인문화원 공동대표는 “고려인들이 직접 축제를 기획하고 준비하면서 그들의 문화에 대한 자긍심도 느끼지고, 인천시민들과 교류하고 화합하고 싶다는 의욕도 커진 것 같다”며 “내년에는 함박마을 주민뿐만 아니라 전국의 고려인들이 모두 참여할 수 있는 축제를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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