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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립극단, 유쾌한 호러 연극 ‘하늘의 적’ 국내 초연 [인천문화산책]

박경호
박경호 기자 pkhh@kyeongin.com
입력 2024-10-05 13:30 수정 2024-10-05 16:07

10월 17~18일 부평아트센터 해누리극장

 

100년 넘게 산다는 요리사의 고백

최고 식이요법은 ‘인간의 피 섭취’?

인간의 욕망과 현대인 결핍 꼬집어

 

개성 있는 미장센과 위트, 이대웅 연출

호러의 어두움보다 밝고 기발한 상상력

연극 ‘하늘의 적’ 이미지 컷. /인천시립극단 제공

연극 ‘하늘의 적’ 이미지 컷. /인천시립극단 제공

채식 전문가 하시모토. 그를 취재하고자 기자 미츠루가 찾아옵니다. 미츠루는 루게릭병에 걸렸습니다. 미츠루의 아내 유코는 남편을 위해 하시모토에게 식이요법을 배우고 있습니다.

건강식보다는 건강상품 사기 사건에 더 관심이 많은 미츠루. 그는 하시모토의 얼굴이 수십 년 전 독자적 식이요법을 개발한 우타로와 매우 닮았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둘의 관계를 파헤쳐보기로 합니다.

그런 미츠루 앞에서, 하시모토는 비밀을 고백하기 시작합니다. “제가 바로 그 우타로입니다. 이래 봬도 올해로 122살이에요.”

연극 ‘하늘의 적’ 줄거리

인천시립극단(예술감독·이성열)이 제92회 정기 공연으로 ‘해외 명작 시리즈’ 두 번째 무대를 선보입니다. 오는 17일과 18일 인천 부평아트센터 해누리극장에서 개최하는 일본의 현대 연극 ‘하늘의 적’입니다. 신선한 소재와 촘촘한 구성이 돋보이는 작품이죠.

연극 ‘하늘의 적’의 작가 마에카와 토모히로는 21세기를 대표하는 SF 호러 문학의 대가로 꼽힙니다. 기노쿠니야 연극상, 요미우리 연극 대상 등 일본 주요 연극상을 12차례 이상 수상하며 문학성과 대중성을 인정받은 작가로 평가됩니다. 한국에서는 연극뿐 아니라 영화로 제작된 ‘산책하는 침략자’의 작가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하늘의 적’은 일상에서 숨은 판타지를 만들어내는 작가의 날카로운 상상력이 정점에 달하는 작품입니다. 국내에서는 인천시립극단이 처음으로 무대에 올리는 작품입니다.

작품 속 주인공은 요리 전문가입니다. 어느 날 요리와 관련된 방송을 마친 후 인터뷰에서 자신이 실은 늙지도 않고 100년 넘게 살고 있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건강과 젊음을 유지하기 위한 ‘최고의 식이요법’이 흡혈귀처럼 ‘인간의 피를 섭취하는 것’이라고 밝히기도 하네요. 자신의 지나온 과거를 되짚는 형태로 이야기를 풀어갑니다.

작가는 이렇듯 황당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섬뜩한 소재를 오늘날 먹고 사는 문제와 연결하며 인간의 근본적 욕망과 현대인의 결핍을 꼬집습니다.

특히 이번 공연은 최근 개성 있는 미장센과 위트 있는 표현으로 주목받고 있는 연출가 이대웅이 연출을 맡아 기대가 커지고 있기도 합니다. 호러 장르의 어두움보다는 밝은 분위기와 함께 SF 장르 특유의 상상력에 초점을 맞춰 기발한 해석이 엿보이는 무대를 선보인다고 하네요.

이대웅 연출가는 ‘하늘의 적’에 대해 이렇게 설명합니다.

“인간사에 있어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이거나를 떠나서 극단적인 욕망은 그로테스크해지기 마련입니다. 건강해지고 싶다는 순수한 욕망이 점점 일상을 벗어나 비인간이 돼가는 과정을 보며, 우리는 새로운 관점으로 ‘생과 사’를 느껴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지게 될 것입니다.”

‘하늘의 적’은 중학생 이상이 관람할 수 있습니다. 모든 좌석은 2만원입니다. 인천문화예술회관, 엔티켓, 인터파크 티켓, 부평구문화재단에서 예매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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