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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락 사고 잇따르는 경인아라뱃길 '안전 난간' 시급

이상우
이상우 기자 beewoo@kyeongin.com
입력 2024-10-06 20:34 수정 2024-10-06 20:38

전체 교량 11곳 중 8곳은 미설치
조명·CCTV 등 인프라 확충 필요
인천시 "예산 문제 올해는 어려워"


시천교 안전 난간
4일 오전 인천시 서구 경인아라뱃길 시천교 교량에 '안전난간'이 설치되어 있다. 2024.10.4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경인아라뱃길에서 추락 사망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인천시와 계양구, 경찰청 등 관계기관이 안전 난간 설치를 비롯한 사고 예방 대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 4일 오전 인천 계양구 경인아라뱃길 한 교량. 자전거를 탄 시민들이 종종 지나갈 뿐 인적이 드문 이 다리 인근 수로에서 추석 연휴였던 지난달 17일 50대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 지난달에만 이 남성을 포함해 시신 2구가 경인아라뱃길 수로에서 발견됐다.

인천서부소방서 정서진119수난구조대는 2012년부터 지난달 중순까지 경인아라뱃길 교량에서 발생한 투신 시도가 199건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했다. 구조대는 이 중 55명이 숨진 것으로 파악했다.

하지만 인천 서구와 계양구 구간에 있는 경인아라뱃길 교량 11개 중 추락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안전 난간이 설치된 교량은 3개뿐이다. 나머지 교량은 난간 높이가 평균 1.2m 정도에 불과해 추락 사고 우려가 크다.



경인아라뱃길 자전거도로를 자주 이용한다는 이용하(43·서구)씨는 "대부분 교량 난간 높이는 1.5m를 채 넘지 않는다"면서 "밤이 되면 사실상 인적이 끊겨 추락 사고나 범죄 등에 취약해 보인다"고 말했다.

추락 사고를 막기 위해선 안전 난간이나 조명, CC(폐쇄회로)TV 등 인프라 확충이 가장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인천시자살예방센터 배미남 부센터장은 "안전 난간은 자살 예방 효과가 크다"며 "인적이 드물고 눈에 잘 띄지 않는 곳은 조명 등을 확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경인아라뱃길 교량을 관리하는 인천시는 안전 난간과 조명 등 인프라 확충의 필요성은 공감하면서도 관할 기초자치단체와의 협의, 설치 비용 부담 등의 이유로 추락 사고 대응에 소극적이다.

인천시 건강증진과 관계자는 "아라뱃길 교량 추락 사고를 막기 위한 환경개선 사업은 인천시가 독자적으로 진행하기 어렵다"며 "당장 실행에 옮길 수 있는 것은 생명사랑 스티커 부착이나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 등을 알리는 간단한 표지판을 설치하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조명 추가 설치 등은 예산 문제로 올해는 추진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안전 난간 등 추락 방지시설만 확충한다고 해서 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건 아니다.

경인아라뱃길 계양구 구간의 치안을 맡는 인천계양경찰서 한 관계자는 "CCTV 추가 설치를 위해 인천시·계양구와 논의 중이며, 최근 사망사고가 잇따라 발생한 만큼 아라뱃길 일대 순찰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우기자 beewoo@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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