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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남몰래 '명' 받들러 간 경기 싱크탱크 수장 주형철

이영지
이영지 기자 bbangzi@kyeongin.com
입력 2024-10-09 20:17 수정 2024-10-09 20:55

주형철 경기硏 원장 임기중 사의
이재명 대권행보 기구 인사 발탁
김동연과 논의도 없는 황당 이적
내부인사 외부 유출… 배신 지적

 

주형철 경기연구원장. /경인일보DB
김동연 책사라 불리는 주형철 경기연구원장이 이재명 측근으로 자리를 옮겨 파문이 일고 있다. 사진은 주형철 경기연구원장. /경인일보DB

경기도의 싱크탱크인 경기연구원의 주형철 원장이 임기중 사의를 표하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대권을 본격화하기 위한 기구인 '집권플랜본부' 첫 외부인사로 발탁돼 파문이 일고 있다.

경기연구원장의 경우 사실상 경기도지사의 책사 자리로 불린만큼 도지사와 긴밀한 자리인데, 갑작스럽게 김동연 도지사를 떠나 차기 당내 대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이 대표 측근으로 자리를 옮긴 셈이다.

게다가 주 원장은 이러한 이적(移籍)에 대해 김동연 지사 측과 사전에 논의조차 나누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경기도 정치권에서는 일종의 배신(背信)이란 지적도 나오는 상황이다.

9일 경기도와 경기연구원 등에 따르면 주 원장은 지난 5일 사직서를 제출했다.



도와 연구원은 절차에 따라 사직서 수리를 진행 중이다.

비위사실조회 요청 결과가 회부되는대로 다음주 초께 주 원장과 면직일자를 협의할 예정이다.

주 원장의 지난 2022년 말 시작된 임기는 3년으로 내년 12월까지라 1년 넘게 임기가 남아있다.

주 원장의 사직이 최종 수리되지는 않은 상태에서, 지난 7일 민주당은 집권플랜본부 '먹사니즘본부장'으로 영입 사실을 발표했다.

집권플랜본부는 이재명 대표의 핵심 정책인 '먹사니즘'을 구현할 인재를 찾고 대선 정책을 준비하는 역할을 한다는 게 민주당의 설명이다.

민주당 발표는 김동연 지사 측근들도 알지 못한, 말 그대로 '깜짝 인사'였다.

주 원장은 문재인 정부 시절 청와대 경제보좌관을 역임해 친문계로 분류되는 데다, 김 지사 임기와 함께 경기도 싱크탱크 수장을 맡아 왔기 때문이다.

김 지사 측 관계자는 "주형철 원장이 민주당 측근과 소통하고 있다는 정보까지만 파악했지, 이재명 대표에게 영입돼 바로 당으로 자리를 옮길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했다"고 말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최근 김 지사는 도정자문위원장에 '친문계 좌장'으로 불리는 전해철 위원장 등을 임명하며 친문·친노계 등 '비명계'를 집결하려는 입지를 굳히고 있었는데, 내부인사가 외부로 유출된 셈"이라며 "김 지사나 경기도 내부에서 이를 알지 못했다면, 이는 도의(道義)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실제 경기도 내부는 물론 김 지사 측근들도 이를 인지하지 못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도 관계자는 "주 원장이 자리를 옮긴다는 소식을 접해 황당하다"며 "경기도에 사전에 전혀 귀띔도 없었다"고 했다.

주 원장은 SK커뮤니케이션즈 대표이사, NHN NEXT 교수, 서울산업진흥원 대표이사 등을 지냈으며 문재인 정부 시절 대통령비서실 경제보좌관을 맡았다.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가 공개한 2023년 공직자 정기재산변동 공개에서 본인과 가족들이 모두 6채의 주택을 보유, 경기도 공직자중 최다 주택자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경인일보는 이번 중도 사의 표명에 따른 주 원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여러차례 통화를 시도했으나, 연결이 되지 않았다.

/이영지기자 bbangzi@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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