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가기

“주민들 웃는다면 어디든 갑니다”…맨손으로 축제치른 김포 홍반장들

김우성
김우성 기자 wskim@kyeongin.com
입력 2024-10-12 13:14 수정 2024-10-12 20:59

상당수 서울 출퇴근, 주민교류 없던 곳

지자체 예산 안 받고 주민 힘으로 개최

발전협, 발길 닿는 곳마다 지역에 헌신

“생활편익 등 열악…진정한 관문 희망”

김포 고촌읍발전협의회 김시동(가운데) 회장과 사희순(왼쪽) 부회장, 조진걸 사무국장. /김우성기자 wskim@lyeongin.com

김포 고촌읍발전협의회 김시동(가운데) 회장과 사희순(왼쪽) 부회장, 조진걸 사무국장. /김우성기자 wskim@lyeongin.com

지난달 1일 김포시 고촌읍행정복지센터 일원에서 지역 정체성을 고취하는 ‘고촌읍민 어울림축제’가 펼쳐졌다. 김포의 관문으로 서울 출퇴근인구가 많은 고촌은 주민 간 교류를 기대하기 힘든 곳이지만, 이날 고촌읍 광장은 가족단위 방문객으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고촌 어울림축제는 원래 읍민의날 기념식 정도로만 열리다가 읍 승격 7주년 때부터 주민 축제가 됐다. 읍민 화합이라는 일치된 목표 아래 지자체 예산 지원 없이 전부 주민들의 손으로 수준급 행사를 빚어내고 있다.

어울림축제를 단독으로 주최·주관한 고촌읍발전협의회는 올해 행사를 준비하며 밤낮없이 지역을 누볐다. 한정된 예산을 극복하기 위해 김시동 회장과 사희순 부회장, 조진걸 사무국장은 발품을 팔아 지역사회의 후원을 이끌었다.

최근 행정복지센터에서 만난 이들은 지난해보다 사람이 많이 와서 보람이 컸다고 돌이켰다. 사 부회장과 조 사무국장은 그러면서 이구동성으로 “김시동 회장님의 열정이 없었다면 행사 자체를 개최하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공을 돌렸다.

사 부회장은 “회장님이 체면 다 내려놓고 일일이 머리 숙여 가며 축제 준비를 위해 애쓰셨다”며 “회장님은 평상시에도 주민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될 일이 있다면 열일 제쳐놓고 달려가는 분”이라고 소개했다.

김시동 회장은 주민들이 자주 이용할 법한 시설과 끊임없이 접촉해 김포 관내 병원 8군데와 장례식장 5군데 등과 협약을 맺고, 고촌읍 각종 주민단체 간 톡방을 활성화해 서로서로 품앗이를 유도하는 등 ‘소통하는 리더’로 지역에서 통한다.

고촌읍이장단협의회장을 거쳐 올해 발전협 7대 회장에 취임한 그는 “주민들이 우리 고장에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내게 주어진 직분에서 작게나마 변화시켜보고 싶었다”고 했다.

김시동 회장 등은 문화·생활 인프라 보강을 통해 고촌이 진정한 김포의 관문역할을 하길 희망한다고 했다. /김우성기자 wskim@kyeongin.com

김시동 회장 등은 문화·생활 인프라 보강을 통해 고촌이 진정한 김포의 관문역할을 하길 희망한다고 했다. /김우성기자 wskim@kyeongin.com

발전협은 신년 해맞이행사와 3·24만세운동 기념행사 등을 기본적으로 주관하면서 치매노인 돌봄, 경로잔치, 연탄·김장김치 나눔, 이·미용 봉사, 이불빨래와 집청소 등 발길이 닿는 모든 곳에서 소외이웃을 돕고 있다.

고촌읍주민자치회 활동을 병행하고 있는 사희순 부회장은 “전에는 발전협이 뭐하는 단체인지 모르는 분이 많았는데 지금은 읍민들이 많이 알아줘 힘이 난다”며 활짝 웃었다.

고촌읍이장단협의회에 이어 발전협에서도 연달아 사무국장직을 맡아 헌신하는 조진걸 사무국장은 “고촌이 서울의 관문이라고 하지만 서쪽으로는 김포공항 고도제한, 한강 쪽으로는 군 철조망에 가로막혀 문화적으로 열악하다”며 “전국적으로 하천을 예쁘게 가꾸면서 걷기 열풍이 불고 있는데 고촌 대보천도 주민들이 걷고 싶은 공간으로 거듭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밝혔다.

김시동 회장 또한 “몇 해 전부터 대단지 아파트 건설로 주민이 크게 늘었는데, 고촌 면적의 약 60%가 그린벨트로 많이 묶여 생활편익시설 등이 미비한 측면이 있다”며 “서울에 한강이 있는 것처럼 고촌에도 아라뱃길과 백마섬, 당산미 등에 둘레길 같은 걸 잘해놓으면 외부인도 상당히 유입되면서 진정한 김포의 관문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인 WIDE

디지털스페셜

디지털 스페셜

동영상·데이터 시각화 중심의 색다른 뉴스

더 많은 경기·인천 소식이 궁금하다면?

SNS에서도 경인일보를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