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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지팡이, 등산스틱 아냐… 시각장애인 안전 지킴이"

정운·송윤지
정운·송윤지 기자 jw33@kyeongin.com
입력 2024-10-13 19:06 수정 2024-10-14 18:53

연합회, 자원봉사자 등 100여명 인천시청 일대 '보행 가두 캠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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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 지팡이의 날(10월15일)'을 앞둔 지난 11일 오후 인천시 남동구 시청 앞 도로에서 인천시각장애인연합회 회원들이 자원봉사자와 함께 시각장애인 권리 보장을 촉구하며 보행 캠페인을 하고 있다. 2024.10.11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흰지팡이를 아시나요?"

시각장애인 이은정(57)씨는 "비장애인 중 흰지팡이를 등산용 스틱으로 잘못 아는 사람도 많다"며 "흰지팡이를 들고 골목길을 걷고 있는데 '차가 오는 게 보이지 않냐'고 화를 내는 운전자도 있었다. 흰지팡이의 용도와 중요성에 대해 더 많은 사람이 알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사)인천시시각장애인복지연합회(이하 연합회)는 지난 11일 오후 인천시청 일대에서 '보행 가두 캠페인'을 열었다. 시각장애인, 자원봉사자, 활동지원사 등 100여명은 인천시청 앞 광장에서 문화예술회관 사거리를 거쳐 다시 시청으로 돌아오는 2㎞ 구간을 행진했다.

이날 캠페인은 15일 '제45회 흰지팡이의 날'을 기념해 열렸다. 흰지팡이의 날은 세계시각장애인연합회(WBU)가 시각장애인의 권리를 보장하고 이들의 자립을 지원하기 위해 지정한 기념일이다.



흰지팡이는 시각장애인들이 안전한 보행을 위해 사용하는 도구다. 노인 등이 사용하는 지팡이와 구분하기 위해 시각장애인은 흰지팡이를 사용한다.

우리나라를 포함해 세계 각국은 시각장애인 외에는 흰지팡이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흰지팡이를 가진 시각장애인을 발견한 차량 운전자는 도로교통법에 따라 일시 정지해야 한다.

노창우(50) 연합회 사무처장은 "활동지원사가 없을 때 흰지팡이는 시각장애인 안전을 지켜주는 역할을 한다"며 "흰지팡이를 보는 우리 사회의 시각이 바뀔 때 시각장애인에 대한 이해와 배려도 함께 성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참가자들은 흰지팡이에 대한 인식 개선뿐 아니라 점자 블록과 점자 안내판, 음향 신호기 등 시각장애인을 위한 시설 확충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시내 중심가에는 점자 블록과 음향 신호기가 비교적 잘 설치돼 있지만, 구도심이나 외곽 지역에는 이런 시설이 부족하다고 했다. 또 설치된 관련 시설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는 사례도 적지 않다고 했다.

참가자들은 "흰지팡이는 우리의 눈입니다", "편견은 차별을, 배려는 평등을!" 등의 구호를 외쳤다. 행진을 지켜보던 김준우(17)군은 "흰지팡이의 날이 있는지 조차 몰랐다"며 "시각장애인이 안전하게 걸을 수 있는 보행환경이 만들어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정운기자·송윤지수습기자 jw33@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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