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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인천 광역버스 준공영제 좋지만 예산은 부담이다

입력 2024-10-13 19:41

인천 광역버스 차고지
인천 광역버스 차고지. /경인일보DB

 

인천시가 시내버스에 이어 15일부터 광역버스 준공영제를 도입한다. 대상은 10개 광역버스 운수업체의 28개 노선이다. 이들 업체는 모두 337대의 면허 차량을 보유하고 있지만 실제 운행 차량은 201대로 운행률이 60%에 불과한 실정이다. 팬데믹 상황에서 버스 승객이 줄자 차량 운행 횟수를 줄였고, 이는 버스기사의 이탈과 시민 불편 가중으로 이어졌다. 2년간의 논의 끝에 이미 시행 중인 시내버스처럼 버스 운송사업자의 운송 적자를 지방자치단체가 보전해 주기로 한 것이다. 시는 내달까지 광역버스 운행률을 70%까지 높이기로 했다. 광역버스 노선 중에서도 이용객이 많은 서울 강남역행 버스의 출퇴근 시간대 배차 간격을 지금의 15~20분에서 10분 이내로 줄이는 것이 목표다.

그동안 출퇴근을 비롯해 서울을 오가는 데 큰 불편을 겪어왔던 인천시민들에겐 기쁜 소식임이 분명하다. 버스 운행에 필요한 적정 인력이 채워지면 출퇴근이 아닌 시간대에도 배차 간격을 줄이겠다는 계획 또한 반갑다. 현재 출퇴근 시간대 외 광역버스 배차 간격은 평균 30~40분대이고, 길게는 1시간이 넘는 경우도 있다. 서울을 오가는 건 고사하고 정류장에서 오지 않는 버스를 목이 빠지게 기다리다 먼저 녹초가 되고, 파김치가 되기 십상이다. 고단한 인천시민의 입장에선 이보다 더 몸과 마음을 가볍게 해주는 일이 있을까 싶다. 업무와 관광, 친척과 친지 방문 등 이런저런 이유로 인천을 찾는 이들에게도 편리하고, 쾌적하고, 친절한 광역버스의 이용은 인천의 이미지를 새로이 하는데 긍정적으로 기여할 것이다.

그러나 적지 않은 예산 부담이 따른다. 시와 버스업계는 광역버스 4년 근무 기사의 월평균 임금을 기존 340만원에서 420만원으로 인상키로 의견을 모았다. 시내버스 기사 임금과 맞추기 위해서인데 시가 396만원, 버스회사가 24만원을 각각 부담한다. 이를 위해 내년도에 일단 350억원의 예산을 편성할 계획이다. 하지만 지난 2009년 시내버스 준공영제 시행 당시 136억원에 불과했던 시의 부담금이 올해 2천580억원으로 20배 가까이 늘어난 현실은 부담스럽다. 광역버스라고 비껴가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당장 내년에만 시내버스와 광역버스 준공영제 예산으로 3천억원 이상을 투입해야 하는데, 이런 부담은 해를 거듭할수록 커질 것이다. 인천시가 이 부담을 어떻게 해소해 내느냐가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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