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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완전사격 준비… 강화주민들 "짐 쌀 판"

박현주
박현주 기자 phj@kyeongin.com
입력 2024-10-14 21:04 수정 2024-10-14 21:32

軍, 강화평화전망대 대공포 배치
통행 제약 등 실생활 불편 이중고
서해5도, 어업 등 생업 지장 고심

강화군 송해면 당산리에서 바라본 북한초소
북한이 국경선 부근 포병부대에 완전사격 준비태세를 지시해 남북간의 긴장이 최고조에 달한 14일 오전 인천시 강화군 송해면 당산리에서 바라본 북한초소에 적막감이 흐르고 있다. 2024.10.14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북한이 인천 등 접경지에 완전사격 대기 태세를 갖추도록 지시하면서 최북단 지역 주민들 불안이 한층 더 고조되는 모양새다.

일부 주민들은 누적된 북의 도발에 "더 이상은 못 살겠다"며 북한과 떨어진 곳으로 거처를 옮겼거나 떠날 채비를 하고 있었다. 생업을 포기할 수 없는 주민들은 침착함을 유지하면서도 일촉즉발 사태를 예의주시하며 긴장감을 늦추지 않았다.

국방부는 14일 북한이 무인기 침투 가능성에 대응한다며 국경 부근 포병부대들에 완전사격 준비태세를 갖추도록 지시한 것과 동해선·경의선 도로 폭파를 준비하는 정황을 파악했다고 밝혔다.

남북 간 긴장 고조로 우리 군은 북한과 인접한 인천에서 경비태세를 한층 더 강화했다. 이날 오전 인천 강화군 양사면 강화평화전망대 인근에는 이동식 대공포인 비호복합이 배치되는 등 북한의 접경지 완전무장에 대비한 군 당국의 대응 체계가 구축됐다. 강화평화전망대는 북한 황해북도 개풍군 대성면까지 불과 2.3㎞ 거리에 있어서 남북 간 근접하게 대치하고 있는 지점이다.



지역사회에서도 북한의 도발 가능성을 염려하면서 여러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이다. 강화군 주민들은 북한의 대남 소음공격 피해에 군사도발 우려까지 떠안게 되면서 이전보다 피해가 더욱 극심하다고 호소했다.

강화군 최북단 양사면 북성1리의 전 이장인 주혁돈(58)씨는 "일부 주민은 '여기서는 못살겠다'고 다른 곳으로 떠났거나 이동할 준비를 하고 있다. 이곳에는 얼마 전까지 120가구가 살았지만, 현재는 80가구로 줄었다"며 "항상 불안감을 안고 사는데 북한 도발행위에 최근에는 통행 제약 등 실생활 불편으로 이어지면서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말했다.

서해5도 주민들은 "한두 번이 아니다"라며 비교적 조용한 일상을 보내면서도 어업 등 생업에 지장을 미칠까 봐 고심이 컸다.

옹진군 대청도에서 30년간 거주한 정선옥(62)씨는 "남북간 대치 국면이 반복되면서 요즘에는 크게 동요하기보다는 실시간으로 뉴스를 확인하면서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며 "예전에는 식량·생필품이 담긴 가방을 항상 현관문 앞에 뒀을 정도로 긴장하면서 살았는데, 늘 이렇게 지낼 수는 없어서 불안하더라도 침착하게 대응하려고 한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인천시 강화군 평화전망대에서 바라본 북한마을
북한이 국경선 부근 포병부대에 완전사격 준비태세를 지시해 남북간의 긴장이 최고조에 달한 14일 오전 인천시 강화군 평화전망대에서 바라본 북한마을에 적막감이 흐르고 있다. 2024.10.14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서해 북방한계선(NLL) 부근에서 조업을 하는 50대 문모씨는 "위급 상황 시 출항을 못하기 때문에 당장 생계에 어려움이 있을까봐 걱정이 크다"며 "지금 어느 정도 심각한 상황이냐"고 되묻기도 했다.

국방부는 이날 브리핑을 통해 군 당국 대응태세 강화와 북한의 도발행위 시 강력히 응징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합동참모본부 이성준 공보실장은 "북한이 도발하게 되면 우리는 자위권 차원에서 강력히 응징할 것"이라며 "국민 안전을 위해시 군당국은 굉장히 심각하고 엄중한 사안으로 인식하고 대응하겠다"고 했다.

인천시는 위기 상황시 시급한 대처가 가능하도록 주민 안전 대책에 한층 더 신경쓰겠다는 계획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대피소 등 안전시설을 점검하고 필요한 방안을 찾고 있다"며 "지역사회 피해로 이어지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동향을 파악하고 주민 보호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설명했다.

 

→ 관련기사 (북한군 '동해·경의선 폭파 작업' 포착… 군사적 긴장감 UP)

/박현주기자 phj@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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