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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 경기 침체 장기화… 인천 남항 모래부두 '썰렁'

김주엽
김주엽 기자 kjy86@kyeongin.com
입력 2024-10-22 20:11 수정 2024-10-22 20:14

1~8월 물동량 271만t… 예년의 50% 수준 불과

수도권 공사 물량 감소로 채취 허가량 못채우는 실정
'개점휴업' 추가 사업자 없어… 항만공사 "부두 활용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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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수도권 건설현장에 모래를 공급하는 인천 남항 모래부두의 물동량이 크게 감소했다. 인천 남항 부두에 쌓여 있는 바닷모래. 2024.10.22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건설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건설 현장에 모래를 공급하는 인천 남항 모래부두의 물동량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해양수산부가 운영하는 해운항만물류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8월 인천항 모래 물동량은 271만3천482t으로 집계됐다. 2022년 1~8월 물동량(540만5천312t)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에 불과한 수치다.

인천지역 바닷모래 채취 업체들은 인천 옹진군 허가를 받아 지난해 11월부터 덕적도 주변 해역에서 바닷모래를 채취하고 있다. 허가량은 연간 400만㎥ 규모다. 하지만 건설 경기 침체로 모래 유통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아 일부러 채취량을 줄이고 있다는 게 관련 업체들의 설명이다.

국토교통부가 집계한 자료를 보면 수도권 지역 올해 1~8월 착공 실적은 10만1천176동으로, 2022년 1~8월(13만673동)에 비해 22.6% 줄었다. 인천지역 바닷모래의 90%는 수도권 지역 공사 현장에 투입되는데, 공사 물량이 많지 않은 탓에 모래 수요도 감소한 것이다.



인천지역 한 바닷모래 채취 업체 관계자는 "모래를 실으러 부두에 오는 덤프트럭이 예전에 비해 3분의1 수준에 불과하다"며 "바닷모래 가격도 폭락해 인건비, 기름값, 금융 비용 등을 고려하면 사실상 적자를 보면서 모래를 판매하고 있다. 업체들도 채취량을 줄일 수밖에 없다"고 했다.

모래 물동량이 급감하면서 인천 남항 모래부두도 개점휴업 상태다. 인천항만공사가 유휴 모래부두를 운영할 사업자를 찾기 위해 바닷모래 채취 업체들과 접촉하고 있지만, 적극적으로 나서는 업체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바닷모래 채취 업체 관계자는 "예전 같으면 여러 업체가 입찰 참여 의사를 밝혔겠지만, 당장 부도 위기에 처한 업체가 많다 보니 추가로 부두를 운영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인천항만공사 관계자는 "건설 경기가 너무 침체해 부두를 활용할 여러 방안에 대해 고심하고 있다"고 했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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