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화직 신청 반복… 내달 노동위 실사
노조 "국내에서 해당 사례 없다" 반발
인천공항 제 1여객터미널에서 한 환경미화노동자가 청소도구를 실은 카트를 밀며 이용객들 사이로 이동하고 있다. /경인일보DB
청소노동자 등을 '필수유지업무'로 지정하려다가 지난해 노조와 갈등을 겪었던 인천국제공항공사 자회사가 이를 재추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인천지방노동위원회는 다음 달 초 인천공항운영서비스(주)가 신청한 '필수유지업무 결정 신청'에 대해 현장실사를 벌일 예정이다.
필수유지업무는 '필수공익사업'에 속한 업무가 정지되거나 폐지되는 경우 공중의 생명·건강 또는 신체의 안전이나 일상생활을 현저히 위태롭게 하는 업무를 말한다. 관련 법에서는 철도사업, 항공운수사업, 수도·전기·가스·석유사업, 병원·혈액공급사업, 한국은행사업, 통신사업 등을 이 업무로 규정하고 있다.
인천공항운영서비스에는 탑승교(공항과 비행기 사이를 잇는 다리) 운영직, 환경미화직, 교통관리직, 순환버스 운전직 등 공항 운영에 필요한 업무를 담당하는 노동자 2천500여 명이 소속돼 있다. 인천공항운영서비스 관계자는 "공항 운영에 필요한 공익업무이기 때문에 직무 전체를 필수유지업무로 지정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실사 등을 토대로 인천공항운영서비스 업무 전체가 필수유지업무로 지정되면 파업 등 쟁의 행위가 제한된다. 전기·설비·토목 등 인천공항 운영에 필요한 업무 대부분은 이미 필수유지업무로 규정돼 쟁의 행위가 제한돼 있다. 인천국제공항보안 업무는 관련 법(경비업법)상 쟁의권을 확보할 수 없다.
노조는 이런 상황에서 필수공익사업으로 보기 어려운 환경미화직까지 포함되면 노동자들의 처우 개선을 위한 노동권이 과도하게 제한될 것이라고 우려한다. 인천공항 노동자들은 제2여객터미널 4단계 시설 확충에 따른 인력 충원 등을 요구하며 지난 7월 부분 파업을 진행했다. 당시 파업에 참여한 노동자 1천300여 명 중 600여 명은 환경미화직이었다.
주진호 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지역지부 수석부지부장은 "국내에서 환경미화직이 필수유지업무로 지정된 곳은 없는 걸로 안다"며 "노동자들이 처우 개선을 위해 쟁의 행위를 못 하게 하려는 사측의 꼼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인천공항운영서비스 노사는 지난해에도 이 같은 갈등을 겪었다. 당시 6개월 넘게 합의점을 찾지 못하던 노사는 각각 전문가들을 추천한 뒤 의견을 들어 필수유지업무 대상과 유지 비율 등을 정하려고 했다. 그러다 사측이 노조 집행부 교체 등을 이유로 필수유지업무 결정 신청을 철회했다(2023년 7월31일자 6면 보도=인천공항운영서비스 노사 협상전 '휴전').
/변민철기자 bmc0502@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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