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가기

[FOCUS 경기] 큐피드가 된 성남시… 미혼 남녀 반쪽 찾기 '사랑의 화살' 쏜다

김순기
김순기 기자 ksg2011@kyeongin.com
입력 2024-11-03 20:25 수정 2024-11-03 20:30

성남시 '솔로몬의 선택' 2년 기록


'자연스러운 만남' 작년 7월 첫 시범 행사
총 11번 진행… 평균신청률 5.7대 1 화제
매칭률 45.3% 7·9월 결혼 1·2호 커플 탄생

화성·오산·부산 등 국내 지자체 벤치마킹
해외 4개국 6개 매체 보도로 글로벌 관심
올해 AI 기반 MBTI로 성향 맞춤 만남도


청춘 남녀 만남 행사 'SOLO MON(솔로몬)의 선택'이 신상진 시장 민선 8기 성남시의 최대 '히트 정책' 중 하나라는 데 누구도 토를 달기 힘들다.

솔로몬의 선택은 미혼 남녀들에게 건전하고 자연스러운 만남 자리를 제공해 결혼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 변화와 결혼 친화적 사회 분위기를 조성한다는 목표 아래 지난해 7월 첫 시범 행사를 가졌다.



처음에는 타 지자체의 실패 사례나 집값 등 결혼율이 낮은 이유 등이 부각되면서 반신반의하는 분위기가 없지 않았다. 시는 테크노밸리 등 4차산업 계열에서 일하는 젊은층이 많은 지역 특수성을 접목시켜 정책을 가다듬고 정교화해 현장 홍보 등 판교 청년층을 파고들었다.

무엇보다 정책 수용자인 판교 청년층이 반응을 보이면서 행사 자체가 화제로 부각됐고 지난 10월 말까지 모두 11차례 이어졌다. 참가자가 몰리면서 행사당 평균신청률은 5.7대 1, 커플매칭은 45%에 이르렀고, 2쌍은 결혼으로까지 이어졌다.

타 지자체의 벤치마킹이 줄을 잇고 국내는 물론 미국 뉴욕타임스, 영국 로이터 통신 등의 보도도 잇따랐다. 신 시장은 한국 지자체장 최초로 '블룸버그 시티랩 국제회의'에 초청받아 '솔로몬의 선택'을 발표하기도 했다.

시는 올해 두 차례 더 솔로몬의 선택을 진행하고 내년에는 8회 정도 계획하고 있다. 이와 함께 수용자인 청년들의 니즈를 더욱 정교화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솔로몬의 선택을 상표 등록까지 한다는 방침이다.

결혼기피·인구감소는 한국이 가장 심각한 나라 중 하나지만, 단지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다. 한국을 넘어 '글로벌 모범 사례'로 부각되는 배경이다. 솔로몬의 선택 2년을 기록으로 살펴본다.

솔로몬의선택
'솔로몬의 선택'은 미혼 남녀들에게 건전하고 자연스러운 만남 자리를 제공해 결혼에 대한 자연스러운 인식변화 등을 목표로 한다. /성남시 제공

■ 수용자 높은 관심과 매칭


솔로몬의 선택은 성남시에 주민등록을 두거나 성남시 내 기업체에 다니는 27세 이상 39세 이하 직장인(자영업, 프리랜서 등 포함) 미혼 남녀가 참가할 수 있고, 행사는 메이크업·연애코칭·1대 1 로테이션대화·커플레크리에이션 등으로 진행된다.

남녀 각 50명으로 참가자 수를 제한(제부도는 각 30명)하고 있는데 지난해 5차례 행사에 총 2천571명이 신청해 6대 1, 올해는 지난 10월 말 현재 6차례 행사에 3천985명이 신청해 5.2대 1의 경쟁률을 각각 기록했다. 평균 매칭률은 총 11회 행사에서 510쌍 중 231쌍의 커플이 맺어져 45.3%에 달하며 지난 7월과 9월에는 '솔로몬 1호·2호 결혼 커플'이 탄생하기도 했다.

시가 2023년 참가자를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한 결과 35.9%가 연애 중이며 상대방과 결혼 계획 여부에 대해서는 78.3%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또 이 행사를 주변인에게 추천할 의향이 있냐는 질문에는 82.5%가 '그렇다'고 응답해 수용자의 만족도가 상당히 높은 수준이며, 행사 자체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실제 효과로도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상진 시장
지난 10월 멕시코시티에서 열린 2024년 블룸버그 시티랩 본회의 세션에서 신상진 성남시장이 '솔로몬의 선택'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성남시 제공

■ 벤치마킹과 수상

지난해 7월 화성시가 정책연구 인터뷰 요청차 방문한 것을 시작으로 오산시·시흥시·단양군·파주시의 현장 벤치마킹이 잇따랐다. 서울시·대전시·부산 남구·용인시·수원시·안양시 등에서는 유선 벤치마킹을 했다.

행정안전부가 솔로몬의 선택을 근거로 성남시를 '2024년 지자체 적극행정 종합평가' 우수기관으로 선정했고, 경기도는 '2024년 저출생 대응 우수시책 경진대회'에서 성남시에 우수상을 안겼다. 또 국내 한 유력 일간지로부터는 '2024년 국민공감 캠페인 혁신브랜드 대상'을 받았다.

솔로몬의 선택
솔로몬의 선택은 성남시에 주민등록을 두거나 성남시 내 기업체에 다니는 27세 이상 39세 이하 직장인(자영업, 프리랜서 등 포함) 미혼 남녀가 참가할 수 있다. /성남시 제공

■ 글로벌 '솔로몬의 선택'

해외 언론이 국내 지자체의 정책을 단독 조명하는 일은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다. 솔로몬의 선택은 4개국 6개 매체가 주목했다.

미국 뉴욕타임스가 지난해 8월7일, 보스턴글로브는 지난 5월14일 조명했고 블룸버그는 취재를 마치고 조만간 보도할 예정이다. 또 싱가포르 스트레이츠 타임스는 지난해 9월30일, 영국 로이터 통신은 지난해 11월27일, 네덜란드 RTL은 지난해 12월14일 기사를 내보냈다.

이들 외신은 솔로몬의 선택이 단순한 만남을 넘어 사회적 고립과 정신건강 문제를 해결하는 데 기여할 수 있는 사례로도 주목했다

솔로몬의 선택에 대한 글로벌 관심은 신 시장의 '블룸버그 시티랩 국제회의' 초청으로 이어졌다. 블룸버그 자선재단 및 아스펜 국제 비영리 기구가 주최하는 이 회의는 전 세계 주요 도시의 시장과 영향력 있는 주요 인사를 초청해 도시계획 및 문제 해결책을 공유하는 국제 교류의 장으로 올해가 11번째이며 지난 10월 멕시코시티에서 열렸다.

한국 지자체장 최초로 초청받은 신 시장은 전 세계에서 모인 시장·정책 입안자·기업가 등 500여 명을 앞에 두고 '사랑을 불러일으키는 도시(Cities that Spark Love)'라는 세션에서 솔로몬의 선택을 뽐냈다.

솔로몬의 선택
솔로몬의 선택은 올해 두 차례 더 열리고, 내년에는 8회가 계획돼 있다. 성남시는 내년 상반기에 솔로몬의 선택을 상표 등록하기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 /성남시 제공

■ 혁신·진화하는 '솔로몬의 선택'


올해 두 차례 더 열리고, 내년에는 8회가 계획돼 있다. 시는 내년 상반기에 솔로몬의 선택을 상표 등록하기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 프로그램의 신뢰성·경쟁력을 한층 강화해 저출생 문제 해결을 위한 선도적인 정책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이와 함께 청년들의 다양한 니즈를 반영하기 위한 새로운 프로그램 개발에도 힘을 쏟고 있다. 올해의 경우 인공지능(AI) 기반의 MBTI(성격유형검사) 매칭 프로그램을 도입해 참가자들이 서로의 성향을 효과적으로 이해하고 맞춤형 만남을 가질 수 있도록 지원한 바 있다.

신 시장은 "솔로몬의 선택을 통해 청년들이 새로운 인연을 찾을 기회를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결혼과 출산에 대한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다양한 정책적 지원도 함께 추진할 계획"이라며 "주거 지원, 경제적 혜택 등을 포함한 통합적 지원 방안을 마련해 청년들이 결혼과 가정을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신 시장은 이와 함께 "전국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지자체들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나아가 국제적으로도 유사한 정책을 도입하려는 도시가 있다면 교류를 통해 '솔로몬의 선택'을 하나의 글로벌 모범 사례로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성남/김순기기자 ksg2011@kyeongin.com

2024110401000017400000326




# 키워드

경인 WIDE

디지털스페셜

디지털 스페셜

동영상·데이터 시각화 중심의 색다른 뉴스

더 많은 경기·인천 소식이 궁금하다면?

SNS에서도 경인일보를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