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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통용 '6개 점'에 한글 자모음 원리 입혀 [손끝에 닿지 않는 '훈맹정음'·(中)]

정선아
정선아 기자 sun@kyeongin.com
입력 2024-11-04 21:26 수정 2024-11-05 13:38

훈맹정음, 문자로서 우수성 인정 받아
수학기호·단위 등 기타정보 포함 노력


'6개 점' 중에서 왼쪽 상단 첫 번째 점을 콕 찍으면 한글 점자로는 'ㄱ'을, 미국과 스웨덴에선 알파벳 'a'를 의미합니다. → 그래픽 참조


미국과 스웨덴, 그리고 한국의 점자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기획취재팀의 막내로 참여하며 배운 점자를 독자들에게 아는 만큼 최대한 쉽게 소개해 볼게요.

가로 2줄과 세로 3줄로 이뤄진 6개 점 형태의 점자는 프랑스 시각장애인 루이 브라유(Louis Braille)가 1821년에 발명했어요. 미국과 스웨덴, 한국 등 점자를 가진 국가들은 모두 6점 점자를 사용하고 있죠.

A, B, C로 시작해 Z로 끝나는 '라틴 알파벳'을 기반으로 하는 언어들은 대부분 유사한 점자 규칙을 가지고 있어요. 미국과 스웨덴 점자도 비슷한 점형(점자 모양)인데, 스웨덴에서는 영어 알파벳 26자에 스웨덴 모음 3자( )를 점자에 더 활용합니다.

과거에는 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 등 영어를 사용하는 국가끼리도 점자 규칙이 달랐는데, 혼란을 막기 위해 국제영어점자위원회가 '통일영어점자'(Unified English Braille)를 개발했어요. 이젠 영어를 점자로 표기할 경우 모두 이 규칙을 따르고 있어요.

그렇다면, 한글 점자는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을까요. 자음은 입 모양을, 모음은 하늘·땅·사람을 본뜬 독특하면서도 과학적인 창제 원리로 배우기 쉬운 한글처럼 '훈맹정음'도 문자로써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습니다.

모음 'ㅏ'의 점형은 모음 'ㅑ' 점형과 대칭 모양이에요. 'ㅓ'의 점형도 'ㅕ'와 대칭입니다. 이처럼 모음은 대칭의 원리를 이용했답니다.

자음은 어떨까요. 훈맹정음은 같은 자음도 첫소리(초성)에 있는지, 받침(종성)에 있는지에 따라 표기가 다른데요, 너무 헷갈리지 않도록 최대한 점의 모양은 유지하고 위치만 다르게 정했습니다. 'ㄴ'을 초성으로 쓸 때는 첫 번째 줄의 점 2개를, 종성으로 쓸 때는 두 번째 줄의 점 2개를 찍으면 돼요.

올해 3월 '한국 점자 규정'이 새롭게 개정됐습니다. 한글뿐만 아니라 수학 기호, 단위, 화학 원소 기호, 악보 음표까지 더 많은 세상의 정보를 표현할 수 있도록 점자는 지금도 발전하고 있습니다.

/정선아기자 sun@kyeongin.com

※위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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