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통계청, 9월 1.8% 기록 발표
고용률 64.7% 올들어 가장 높아
'사각지대' 비경제활동인구 증가
일용직·계약직 중심의 서비스업
취업 늘어도 일자리의 질은 저하
인천의 실업률이 이례적으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으나 고용 상황을 낙관하기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1%대 실업률만 보고 고용 문제가 해소됐다고 판단하면 정책 실패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경인지방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9월 고용동향'을 보면 인천의 실업률은 1.8%를 기록해 현행 조사 방식으로 집계하기 시작한 1999년 6월 이후 가장 낮다. 같은 기간 고용률은 64.7%를 기록해 올 들어 가장 높았다.
그러나 인천의 고용지표가 안정을 찾았다고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고용률과 실업률에 반영되지 않은 '비경제활동인구' 라는 사각지대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 그래픽 참조
9월 기준 인천의 비경제활동인구는 1년 전보다 8천명이 늘어난 91만5천명으로 집계돼 2021년(92만명) 이후 가장 많았다. 역대 최저 수준 실업률을 기록한 배경에는 구직단념자 등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 인구의 증가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최근 5년 사이 인천의 실업률과 비경제활동인구는 반대의 흐름을 보였다. 2019년 실업률이 4.4%, 비경제활동인구는 87만6천명으로 각각 집계됐는데, 코로나19를 거치면서 실업률이 3%대로 하락한 반면 비경제활동인구는 91만명 안팎으로 증가했다. 경제활동인구에 속해 일자리를 구하던 인구가 구직을 포기하고 비경제활동인구로 넘어가면서 실업률이 점차 낮아지는 추세를 보인 것이다.
실업률은 실업자 수를 경제활동인구(취업자+실업자)로 나눈 값이다. 통상 실업자가 줄면 실업률도 낮아지지만, 분모에 해당하는 경제활동인구가 줄어도 낮아진다. 예를 들어 총 100명의 경제활동인구 가운데 실업자가 10명이면 실업률은 10%다. 그러나 실업자가 8명으로 줄고 2명이 구직을 포기해 비경제활동인구에 포함되면 실업률은 8.2%다. 실업자가 취업에 성공하지 못해도 실업률이 낮아지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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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률과 실업률에 반영되지 않는 비경제활동인구가 증가하면서 1%의 실업률이라는 수치로 고용문제가 해결됐다는 판단을 하게되면 정책 실패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없음. /경인일보DB |
올해 9월 들어서는 구직을 포기한 남성 비경제활동인구가 눈에 띄게 늘었다. 인천의 남성 비경제활동인구는 34만8천명으로 1년 전보다 2만5천명 늘었다. 반면 여성 비경제활동인구는 같은 기간 1만7천명이 줄어든 56만7천명을 기록했다. 남성 종사자 비율이 높은 제조업의 고용 규모가 1년 사이 9천명이 줄어든 반면 서비스업은 5만6천명이 늘었다.
제조업의 부진을 서비스업이 메워 고용률 상승을 이끌었지만, 계약직이나 일용직 중심의 취업이 늘어 일자리의 질은 떨어졌다는 지적이다.
인천사회적은행 (사)함께하는사람들 김하운 이사장은 "경기침체로 제조업의 재고가 쌓이고 생산은 줄면서 고용이 위축했다"며 "일자리를 찾지 못한 남성들이 구직을 포기하고 비경제활동인구에 속하거나, 배달업 등 서비스업에서 최저임금 수준의 일자리를 구하는 등 노동의 질은 악화해 고용지표를 낙관적으로 보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고용의 질이 악화했다는 의견에 대해 인천시 경제정책과 관계자는 "일자리의 질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며 "고용지원금 등 비용뿐 아니라 근로환경 개선 등 중소기업의 고용 확대를 위한 다양한 지원책을 펼칠 것"이라고 했다.
/한달수기자 dal@kyeongin.com
△비경제활동인구?
취업자와 실업자 어느 쪽에도 속하지 않는 만 15세 이상 인구다. 육아와 가사를 전담하는 가정주부, 학교에 다니는 학생, 최근 4주 동안 구직활동을 하지 않은 구직단념자 등이 포함된다. 구직단념자는 일할 의사가 없다는 점에서 실업자와 구분되는데, 통계청은 실업자를 '4주 동안 적극적으로 구직활동을 했음에도 취업하지 못한 자'라고 정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