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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에 물탄듯, 술에 술탄듯한 국감'

송수은 송수은 발행일 2011-09-27 제12면

   
▲ 송수은 / 정치부
2주차를 맞게 되는 2011년도 국정감사 일정이 26일부터 시작된 가운데, 국감이 이렇다 할 이슈없이 진행되는 이른바 '맹탕 국감'이라는 지적이다. 앞서 이번 국감은 10·26 서울시장 재보선을 목전에 두고 있는 데다 19대 총선을 위한 지역활동 등의 이유로 시작 전부터 부실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지난 한 주 동안 국감에서 보여준 의원들의 준비성은 부실 그 자체였다. 의원들은 국감에 앞서 자신이 배포한 자료를 재활용하거나 의원간 비슷한 내용의 자료를 들고 국감장을 나서기도 했다. 또한 정부부처의 현안 사항에 대해 지적만 할 뿐 이렇다 할 대안을 제시하지 못했으며, 흠집내기 또는 화풀이용 국감으로 변모한 모습이 자주 비쳤다.

특히 한나라당 정몽준 의원은 지난 19일 외교통상부 국감에서 김성환 장관을 상대로 내년 3월 26일부터 이틀간 열리는 세계핵안보정상회의 일정의 조정 여부를 묻는 과정에서 반말을 해 파장을 일으켰다. 이날 정 의원은 김 장관으로부터 50여개국 정상이 참여하는 관계로 일정 조정이 힘들다는 발언에 대해 "그게 무슨 궤변이야", "장관 같은 사람이 장관을 하니까 외교부가 문제가 없이 잘되는지…"라는 등의 막말을 했다.

야당이라고 해도 상황은 다르지 않았다. 경기도에 대한 국감에서 국회 농림수산식품위원회는 지난 23일 오전 10시부터 도 북부청사에서 국감을 진행했지만, 2시간 동안만 진행돼 문제를 짚어내기보단 구색을 맞추기 위한 국감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실제 도의 한 공무원은 "준비는 힘들었지만 통상 실시하는 국감보다 더 쉽게 지나갔다"고 술회하기도 했다.



과거 국감 등에서 나왔던 내용을 수치만 고쳐 '재탕', '삼탕' 식의 행태를 보이고 있는 것이 작금의 18대 국회 마지막 국감의 현주소다. 남은 2주의 기간을 활용해 진정성 있는 위정자의 모습을 기대하는 것이 국민들의 현주소라는 실정을 저버리지 말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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