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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코올에 의한 신체적 손상

박성재 기자 발행일 2012-12-04 제14면

위궤양·간경화·췌장염… 심각한 뇌손상도
자신도 모르는 새 축적되면 이미 회복불능

   
▲ 박성재 지성병원 진료부원장
술에는 장사가 없다는 말이 있다. 젊은 시절 말술을 마셔도 끄떡없다던 사람들도 음주가 반복되면 결국 심각한 신체적 손상을 입게 마련이다. 구체적으로 어떤 신체적 손상을 입을 수 있는지 정리해 봤다.

지속된 알코올 섭취는 위벽의 세포와 점액성 방어기전을 파괴해 위염을 초래한다. 이 경우 속쓰림 또는 출혈로 인한 빈혈을 일으킬 수 있다. 위염이 더 심해지면 위벽이 허는 상태인 위궤양이 올 수 있다. 위궤양 증상으로는 심한 속쓰림, 출혈로 인한 피 토함, 더 심한 경우 위천공으로 인한 쇼크·복막염이 생길 수 있다. 심각한 경우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간은 술의 주요 성분인 알코올을 분해, 해독하는 장기이다. 하지만 정작 간 자체도 알코올이나 알코올의 대사 산물인 아세트알데하이드에 의해 손상을 받게 된다. 즉, 간이 해독할 능력 이상의 알코올에 노출됐을 때는 필연적으로 간세포에 손상이 오는데 알코올성 지방간, 알코올성 간염, 알코올성 간경화의 순서를 밟게 된다.

알코올성 지방간과 간염의 경우에는 간 기능의 저하로 여러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회복 가능하므로 술만 끊고 안정을 취하면 정상으로 되돌아올 수 있다. 그러나 간경화의 상태로 진행되면 간세포는 이미 다 죽고 섬유질로 간이 채워지고, 간이 하는 역할을 못해서 여러 가지 합병증이 나타나게 된다. 간경화의 합병증으로는 황달, 복수, 혈액응고 장애, 간성 혼수, 간문맥압 항진, 치명적인 식도 혈관 파열 등이 올 수 있다.



췌장(이자)은 췌액이란 소화액을 분비하고, 인슐린과 글루카곤이라는 호르몬을 분비하는 신체 장기이다. 장기간 만성적으로 술을 마시면 술이 췌장을 자극해 극심한 통증 발작을 유발하는 췌장염을 일으킬 수 있다. 췌장염이 진행돼 장기간 지속되면 췌장의 기능 장애로 인슐린의 분비 기능이 감퇴, 당뇨병이 합병되기도 한다.

술은 심장 질환, 관상동맥 질환, 부정맥 등을 유발하며 혈액의 순환과 심장의 수축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알코올성 심장 질환은 알코올과 아세트알데하이드가 직접 심근에 손상을 줘 발생하게 된다.

알코올은 뼈를 만드는 세포에 직접 손상을 줘 뼈의 구조와 기능을 약화시킨다. 노인이나 폐경기가 지난 여자들이 술을 마시면 정상 성인에 비해 골다공증과 같은 병에 잘 걸리게 된다. 드물기는 하지만 음주와 관련해 뼈의 무혈성 괴사가 나타나는데, 이것은 대퇴골두에 많이 생기며 중족골에도 생길 수 있다.

술로 인한 뇌 손상의 문제도 심각하다. 사람들은 의외로 이에 대해 무관심한 경우가 많다. 술로 인해 발생하는 알코올성 치매나 콜사코프 증후군, 베르니케 증후군 등은 비교적 젊은 나이에 인생의 질을 최악으로 떨어뜨리기도 한다.

술에 의한 신체적 손상은 때로는 급작스럽게 발생한다. 또 많은 경우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몸에 축적돼 발견했을 때는 이미 회복 불능의 상태가 되어 있기도 한다. 적당한 음주는 인생의 윤활유 역할을 하지만, 조절되지 않는 음주는 폐인으로의 지름길임을 인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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