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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가 재난대비 국가보호선박이었다니

입력 2014-04-24 23:34

세월호가 국가재난시 여객 수송 등의 임무를 맡은 국가재난보호 장비였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선뜻 믿기 어렵다. 300여명의 사망 실종자를 내고 온 국민에게 무력감을 안겨준 사고선이 어떻게 국가보호선박이 됐나를 지적하는 것이 아니다. 재난에 대비할 국가보호선박이었다면 이에 상응한 관리가 지속됐어야 했다는 것이다. 이쯤되면 국가재난대비책도 총체적으로 허술했다는 지적을 면키 어렵다. 국가정보원이 지정하는 국가보호장비는 국가적으로 막대한 재난이 있거나 국가안전보장을 위해 보안이 중요시되는 시설과 지역, 선박·항공기 등을 포함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의 세월호는 국가보호장비로 지정받은 뒤 이에따른 관리가 거의 없었다. 더구나 관리 주체인 해수부 등 관계 당국은 국가보호장비의 지정 취지조차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니 제대로 관리가 됐을리 없다. 국가보호장비에 대한 교육이나 특별관리조차도 안되고 있는 실정이다. 국가재난 대비책이 이처럼 허술했다니 어처구니 없다.

세월호는 2천t급 이상 여객선은 국가보호장비로 지정토록 한 국가보안시설 및 보호장비 관리지침에 따라 국가가 보호해야 하는 중요 장비의 하나로 되어 있다. 국가재난과 전쟁 등 비상상황시 여객을 수송하는 등의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게 되어 있다. 그러한 중요성 만큼 평상시에도 해당 장비가 제대로 성능을 갖추고 있는지 정부에서 면밀하게 확인하고 관리해야할 책임이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 세월호 참사 원인에서 나타난 것을 보면 과연 국가보호장비로서의 기능이 있었는지 의문이다. 선장 등 항해사들의 책임, 운항 과실과 미숙함은 물론 무리한 선체개조, 평형수 부족, 과적 등 어느 것 하나 제대로 된 관리시스템이 없었던 사실이 드러났다. 국가보호장비에 대한 관리도 사각지대에 철저하게 방치되어 있었던 것이다.

이같은 총체적 부실 뒤에는 비리를 둘러싼 보호막이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결론이다. 국가재난에 대비한 국가보호장비에 구멍이 뚫려 있음에도 이를 방치하고 또 이를 방치하는데 비호세력이 있었다면 이는 제2의 국가재난을 부르는 암적인 존재들이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이들 국가안위를 더럽히는 암적인 존재들의 뿌리를 뽑아내야 한다. 비리를 감싸주고 뒷돈을 받아 호의호식하거나 비자금으로 해외에 부동산을 매입하는 등의 파렴치범들은 엄격한 국민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 세월호 사건은 썩을대로 썩은 비리의 대표적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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