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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주단 나흘간의 여정]자신과 싸우며 서로를 보듬고 나날이 커 갔다

신상윤·윤설아 신상윤·윤설아 기자 발행일 2014-08-08 제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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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바로알기종주단 3일차인 6일 오전 김지예(20) 팀장이 이끄는 종주단 1팀이 계양산을 등반하고 있다.

찌는듯한 더위 속에서도 아이들은 묵묵히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걸음이 무거워지고 어깨가 축 처질 때마다 아이들은 서로 도왔다. 나고 자란 인천 땅을 두 발로 걸으며 보는 풍경은 저마다 다르고 새로웠다.

인천바로알기종주단이 첫 걸음을 뗀 지난 4일. 아이들은 "앞으로 걸어가야 할 길이 걱정되지만 포기만 안 했으면 좋겠다"며 의지를 다졌다.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었다.

"내가 왜 여기에 참가하겠다고 했는지 모르겠다"는 말이 나왔고, "발이 아파서 못 걷겠다"는 단단들도 하나 둘이 아니었다. 조별 팀장들은 아이들의 발을 손으로 주무르고, 팀원들은 가방을 대신 들어주기도 했다.

인천바로알기종주단 이동열 단장은 "처음에는 어색해 하던 친구들도 힘들 땐 서로에게 힘이 된다"고 말했다.



5일 종주단은 만월산에 올랐다. 등산을 시작하고 30분이 채 안돼 아이들은 저마다 울상이었다. 조남식 팀장이 노래를 부르며 흥겨운 분위기를 이끌었다. 만월산 정상에서 장창현(15·매원중3) 군은 "막상 오르니 시원하고 좋다. 계양산도 문제없이 탈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6일 종주단은 계양산을 넘었다. 만월산보다 힘든 여정이었다. 김진수(13·산남중1) 군은 "정상에 올 때까지 땅만 보면서 왔는데, 여기서 다시 땅을 보니 느낌이 새롭고 시원하다"고 말했고, 채봉훈(15·성포중3) 군은 "내가 보지 못한 큰 세상을 알게 된 것 같다"며 감격했다.

계양산에서 내려온 단원들은 차를 타고 강화도에 갔다. 교과서에서만 보던 고인돌을 봤고, 민간인통제구역을 걸었다.

지린신문 기자로 취재차 종주에 참여한 김영화(27·여) 기자도 생각이 많아 보였다. 김 기자의 선조는 함경북도 출신으로 일제강점기에 옌볜에 정착했다. 김 기자는 "전세계적으로 이렇게 갈린 나라가 없다. 이렇게 걸으며 볼 수 있어도 갈 수는 없으니 안타깝다"고 했다.

종주단은 7일 외포리선착장을 거쳐 해변도로를 걸었다. 차에서 보는 것과 걸으면서 느낀 바다는 달랐다.

인천바로알기종주단은 8개 조로 편성됐다. 아이들은 조명을 'Top Class·처음처럼2조·3성·4랑해·5솔길·잘생김·뚜버기·은88'로 정하고 깃발에 적었다.

저녁마다 인하대 힙합동아리 플렉스(FLEX) 회원들이 야영지로 찾아와 춤을 가르쳤다. 중국 동포 박서림(13·훈춘 제5중학교)양은 아이돌 그룹 EXO 팬이다. 박서림 양은 춤을 배우며 친구들과 어울렸다.

인천바로알기종주단은 8일 마리산, 광성보, 인천공항을 거쳐 배를 타고 장봉도에 간다. 장봉도에서 그동안 갈고닦은 춤 실력을 선보이는 공연을 연다.

종주 마지막인 9일에는 영종도에서 배를 타고 월미도로 나와 걸어서 자유공원, 문학산을 거쳐 목적지인 시청까지 걷는다. 월미도에서 시작되는 구간에는 가족들이 동행할 수 있다.

/신상윤·윤설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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