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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옹진 인천20년 보석을 다듬자·1]프롤로그

김명호 김명호 기자 발행일 2015-01-01 제9면

'찬란한 유산·천혜 비경 간직한 곳
'묻혀있던 가치' 찾아 그 섬에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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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는 강화·옹진이 인천으로 편입된지 20년째 되는 해다. 인천의 품으로 들어왔지만 역사·문화·경제·사회 모든 면에서 소외된 채 인천으로부터 제대로된 대접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강화·옹진. 이제는 강화·옹진이 갖고 있는 가치를 되짚어보고 보듬고 끌어 안아 함께 해야한다. 지난 12월 26일 김포시 문수산 정상에서 바라본 강화도 전경.
강화, 39년간 '고려 전시수도' 유적 다수 보유
옹진, 서해 5도 품고 분단의 아픔 묵묵히 버텨
인천 편입 20년째 됐지만 여전히 아쉬운 관심
미처 몰랐던 두 섬의 '참 모습' 찾아 값진 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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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밖의 인천.' 1996년 9월 4일자 경인일보는 이런 제목의 기획 기사를 실었다. 인천은 인천인데 밖에 있는 인천이라. 바로 강화와 옹진군을 두고 하는 말이었다.

강화군과 옹진군이 1995년 3월 1일 경기도에서 인천의 품으로 들어왔지만 역사·문화·경제·사회 모든 면에서 소외된 채 인천으로부터 제대로 된 대접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강화·옹진 사람들의 분노가 기사에 고스란히 녹아있다.

39년간 고려의 전시 수도로서, 남한 내에서 흔치 않게 고려가 남긴 유산을 간직하고 있는 섬 강화. 그리고 분단의 상처를 현재진행형으로 버텨내고 있는 서해5도를 품으며 천혜의 자연 경관과 어족자원, 해양문화를 보듬고 있는 옹진.



경인일보가 2015년 연중기획 대주제를 '강화·옹진'으로 정했다. 올해는 강화·옹진이 인천으로 편입된 지 20년째 되는 해이다. 강화·옹진이 갖고 있는 가치를 되짚어 보고 인천이 왜 강화·옹진을 다듬고 끌어 안아야 하는가를 이야기하려 한다. 한마디로 강화·옹진에 관심 좀 가져달란 얘기다.

강화가 어떤 고장인가. 한반도에서 고인돌로 대표되는 선사시대 유적이 가장 많이 남아 있는 곳, 39년간 고려의 전시 수도로서 역사의 중심에 있었고 이 기간 팔만대장경이나 금속활자 같은 민족문화의 정수를 생산해 낸 섬, 고려의 문학과 사상, 예술이 꽃피우기도 한 곳이 바로 강화였다.

조선시대에도 강화는 한양의 인후(咽喉), 보장지처(保藏之處)로서 민족 역사의 한가운데서 왕조의 위기를 극복하고 대처해 나가려던 결의가 충만했던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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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를 놓고 봤을때 작은 섬에 불과했던 강화도는 지정학적 중요성 때문에 고구려 시대 남진정책의 교두보로, 신라때는 당나라와의 주요 교류 거점 중 한 곳으로 이용됐다.

이런 역사·문화적 중요성 외에도 세계 5대 갯벌로 불리는 강화 갯벌 등 이 섬만이 간직하고 있는 자연 경관은 대대손손 물려줄 인천의 가장 큰 자산이다. 강화에서 자란 인삼, 순무, 약쑥, 왕골은 인천의 토산품으로 자리매김한지 오래고, 강화 앞바다에서 잡은 추젓 새우는 전국 생산량의 70%를 차지할 만큼 유명하다.

100개의 섬으로 이뤄진 옹진군은 또 어떤가. 옹진군이 끌어 안고 있는 백령, 대청,연평도 등 서해 5도는 남북분단이란 민족의 아픔을 온몸으로 버텨내고 있는 섬이다.

반대로 말하면 섬이 갖고 있는 이런 특수성 때문에 남북 대치 상황에서 가장 먼저 평화를 얘기하고 민족화해를 외칠 수 있는 곳이 바로 서해5도이기도 하다.

또 옹진군이 갖고 있는 천혜의 자연 경관은 국가지질공원으로 논의될 만큼 가치가 크다.

백령도에 있는 습곡구조를 비롯해 콩돌해안, 사곶해변, 현무암 분포지, 소청도 분바위, 신도 괭이갈매기 번식지, 대청도 동백나무 자생 북한지(北限地) 등 인천의 14개 천연기념물 중 9개가 옹진군에 몰려 있다. 강화도까지 합치면 13곳으로, 인천지역 천연기념물 대부분이 강화·옹진에 몰려 있다.

인천의 문화적 다양성을 더 풍부하게 해주는 곳 또한 옹진이다. 옹진 사람들은 오래전부터 '갯놈', '섬사람' 등으로 불리며 차별받아 왔다. 어족자원은 풍부했다. 한편으로는 바다를 통해 격리된 자신들의 공간을 십분 활용해 '섬 문화'라는 새로운 문화적 공간을 창출해 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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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시 옹진군 덕적군도의 섬들.
바다를 자유로이 누비며 때로는 금기된 외부 문화마저 손쉽게 흡수해버리는 문화적 완충지대 역할을 옹진의 섬들이 한 것이다. 인천 섬 지역이 우리 나라 다른 도서 지방과 달리 기독교, 천주교 등 종교를 일찍 받아들인 것도 이런 섬의 특수성과 무관하지 않다.

이와 함께 섬마다 가진 독특한 문화·역사적 바탕아래 전해 내려오는 각종 풍어제와 굿 등 어로신앙은 섬을 품은 도시만이 가질 수 있는 문화적 선물이다.

경인일보 기자들은 올 한해 배를 타고 다리를 건너 강화·옹진 구석구석을 돌아볼 예정이다.

강화·옹진 사람들이 품고 있는 숨은 이야기들을 찾아 내고, 이 고장이 담고 있는 유형, 무형의 가치를 직접 눈으로 보고 귀로 들으며 가슴 속으로 느낄 것이다. 상반기 강화, 하반기 옹진으로 나누어 1년간 진행될 이 여정에 독자들이 길벗을 해줬으면 한다.

글 = 김명호기자·사진 = 임순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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