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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찜통' 속 '열공' 하라고요?

김범수 김범수 기자 발행일 2016-08-11 제22면

경인지역 수능앞둔 고3교실 폭염과의 전쟁

수은주 35도 치솟는 더위
에어컨은 권장온도 26도
전기료 폭탄 맞을까 절절
단축 방학 재고 목소리도

수능을 앞둔 경인지역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이 연일 계속되는 찜통더위 속에 힘겨운 학교생활을 보내고 있다.

폭염경보가 발령된 10일 개학을 한 수원 매탄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은 등교와 동시에 에어컨을 켰지만, 수은주가 35도까지 치솟는 더위를 이겨내기엔 역부족이었다.

학생 20~30명이 모여있는 교실은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에어컨을 가동했지만, 권장온도인 26도로 맞춰진 탓에 열기가 식지 않았다.

에어컨 온도를 낮추고 싶어도 '전기요금 폭탄'우려에 어느 누구도 섣불리 온도를 조절하지 않았다.



일부 학생들은 더위를 이기지 못하고 자율학습 시간에 복도로 나가 졸음을 이겨내며 서서 공부를 하기도 했다. 하지만 대다수의 학생은 연신 부채질을 하면서 더위를 견뎌야 했다.

방학이 끝나고 고3 수험생들의 '폭염과의 전쟁'이 시작되면서 인천시교육청은 12일까지 개학을 했거나, 예정한 고교에 자율적으로 개학일을 연기하거나 단축수업을 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내기도 했다. 실제 인천의 검단고교는 지난 8일부터 무더위로 50분 수업시간을 10분씩 단축해 운영하고 있다.

이처럼 교육현장에서 학생들이 폭염과 전쟁을 벌이는 이유는 2~3주의 짧은 여름방학으로 교실내 에어컨을 가동하는 기간이 길어졌지만 전기요금이 부담돼 가동을 제한적으로 하기 때문이다.

교육용 전기요금은 가정용 전기요금과 달리 누진제는 적용받지 않지만, 7~9월 여름기간의 전력 사용량이 하반기 전기요금 기본료가 되는 구조다. 여름철에 에어컨을 많이 가동할수록 하반기에 지불하는 기본료가 크게 증가해 전체 전기요금의 43%에 이른다. 이에 따라 학교는 교내 냉방기준온도를 지침에 따라 26도 수준에 맞추는 실정이다.

이렇다 보니 일각에선 일부 고교에서 시행하는 단축 여름방학을 재고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두 차례에 걸쳐 폭염이 이어질 경우 자율적으로 등하교 시간 조정을 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학교에 보낸 상태"며 "에어컨 온도는 학교 자율적으로 권장온도와 상관없이 조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범수기자 faith@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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