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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과 관례" 대학새내기 군기잡기

김주엽 김주엽 기자 발행일 2017-02-24 제23면

인하대 스포츠과학과 재학생
SNS서 극존칭·인사등 지침
타학과선 신입생 커닝 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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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의 학번과 이름을 밝히고 극존칭을 써야 한다' 'SNS 메시지에 이모티콘을 쓰지 말 것' '정수리 보이도록 인사하기'.

인하대학교 스포츠과학과 재학생들이 신입생들에게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 행동 규칙을 SNS로 공지해 이른바 '신입생 군기 잡기'라는 비난 여론이 일고 있다.

인하대학교 스포츠과학과 재학생들은 최근 SNS 단체방에서 17학번 신입생들에게 '개강이후 지켜야 할 기본적 예의'라는 지침을 올렸다.

지침에는 마치 군대처럼 신입생이 먼저 학번과 이름을 밝히고 극존칭을 쓸 것, 어미로 다·나·까 사용하고 형·누나는 쓰지 말며 '선배님'이라는 호칭 사용하기 등의 내용이 공지돼 있다. 이와 함께 '전화나 다른 일로 자리를 비워야 할 때 선배께 허락받기' '주머니에 손 넣지 않기, 슬리퍼 신지 않기' 등의 내용도 담겼다. 재학생들은 체육대학의 특성상 관례로 이어져 왔다고 말한다.



SNS에 이 같은 내용이 알려지자 해당 학과를 향한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인하대학교 재학생 장모(26)씨는 "군대에서도 없어진 일들을 대학 신입생에게 강요하고 있다"며 "아직도 전통과 악습을 구별하지 못하는 학생들이 많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학교 게시판에도 "이러한 미개한 짓이 아직도 우리 학교에서 벌어지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 "학교 명예를 실추시켰다" 등의 비난의 글이 게재되고 있다.

이에 해당 학과 재학생들은 학교게시판에 '불미스러운 일이 일어난 것에 대해 사과하며 빠른 시일 안에 개선안을 내놓겠다'는 사과문을 올렸다.

인하대학교 관계자는 "현재 해당 학과를 상대로 진위여부 등을 조사하고 있다"며 "기초조사가 끝나는 대로 징계 등 학생들을 처벌할 방안에 대해 검토하겠다"고 해명했다.

한편 인하대 신소재공학과 신입생들은 최근 진행한 '신입생 기초학력시험'에서 SNS를 이용해 집단으로 부정행위를 저질러 적발되기도 했다. 학교 측은 이 학생들에 대한 조사도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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