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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을 찾아서]수원 우만동 '맛이짱'

손성배 손성배 기자 발행일 2017-09-21 제17면

인심보다 좋은 양념 있으랴
배고픈 이들의 든든한 별미

맛집 맛이짱22

"박하지 말자" 2대째 운영철학
냉면·찌개 등 푸짐한 한끼 식사
쫄깃·향긋 쭈불고기세트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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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일 배가 고프다. 성장판은 잠이 든 시간까지 영양소를 갈구한다. 고등학교 2곳이 붙어 있는 대학가에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은 학생들의 배를 빵빵하게 불려주는 착한 밥집이 있다.

'맛이짱(수원시 팔달구 중부대로239번길 58)'은 지난 2003년부터 15년째 한 자리를 지키고 있다. 개업 초기 한 그릇에 4천원에 팔던 냉면 가격은 최근에서야 겨우 1천원 올렸다.

냉면과 칼국수, 각종찌개가 주메뉴다. 사골 국물에 생강과 통후추, 파 뿌리를 넣고 끓인 육수는 시원하고 깔끔한 맛을 자랑한다. 고명이 듬뿍 올라간 칼국수를 다 먹으면 죽이 나온다. 최근 1인 1메뉴를 도입했지만, 과거 고등학생들에게는 3천~4천원에 배불리 먹을 수 있도록 가격 파괴를 하기도 했다.



세트메뉴도 인기다. 주꾸미와 돼지고기가 어우러진 쭈불고기세트는 맛이짱의 스테디셀러다. 손바닥보다 큰 주꾸미와 돼지고기가 냄비 한가득 나온다. 아삭한 콩나물과 향긋한 부추와 쫄깃한 식감의 주꾸미는 찰떡궁합이다.

밥과 라면 사리, 반찬은 무한리필이다. 아무리 많이 갖다 먹어도 젊은 사장은 눈치를 주지 않는다. 맛이짱의 주인은 강정기(30)씨다. 부모님이 하시던 가게를 물려받아 운영 중이다.

인정이 있는 장사를 하자는 것이 강씨의 모토다. 강씨는 "작은 밥집이지만 배고픈 사람에게 야박하게 하지 말자는 게 부모님의 운영 철학이었다"며 "학생들이 배부르게 먹고 '맛이짱'을 외쳐줄 때마다 큰 힘이 난다"고 말했다.

수원에 자리를 잡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인천 남구에서 200평 규모의 마트를 운영하던 강씨의 부모는 1997년 IMF 여파로 사업을 정리하고 포항에서 냉면집을 했다. 상가 지하의 작은 냉면집 부엌에서 심혈을 기울여 개발해낸 육수로 다시 일어설 수 있었다.

두부와 앞다리살을 큼지막하게 썰어 넣고 끓여낸 김치찌개는 여든이 훌쩍 넘은 동네 할머니들이 주로 찾는 메뉴다. 동태찌개는 전날 한잔하신 '아저씨' 고객층에게 인기 만점이다.

냉면 제육세트와 쭈불고기세트는 6천500원, 닭갈비세트와 콩국수 세트는 7천500원, 찌개류는 4천원에서 7천원, 물·비빔냉면은 5천원, 칼국수(죽 포함)는 6천원이다. 회식 단체 손님을 위한 삼겹살은 1인분에 1만원. 문의 : (031)211-0993

/손성배기자 son@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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