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도 변하지 않게 '수족관 보관'
육가공 공장서 한돈 공수 '저렴'
육즙 머금은 식감 '소고기 인줄'직장인들이 회식 때 가장 많이 찾는 음식점은 고깃집이다. 그만큼 동네 구석구석 흔한 것이 바로 돼지고깃집이다.
그러나 돼지고기 가격이 오르면서 맛있고 저렴한 고깃집을 찾기는 쉽지 않다. 이 때문에 돼지고깃집을 맛집으로 추천받으면, '정말 맛집일까?'라는 의심부터 드는 것이 일반적이다.
인천 남구 용현동 서해아파트 상가 1층에는 육질 좋은 국내산 고기를 저렴한 가격에 내놓으면서 주민과 직장인의 입맛을 사로잡은 맛집이 있다. 토지금고시장 인근에 위치한 '토지주먹고기'가 그 주인공이다. 이곳은 입소문을 타고 연일 식도락가들의 발길을 이끌고 있다.
가게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횟집에서나 볼 수 있는 수족관이 눈길을 잡아끌었다. 수족관 안에는 커다란 고깃덩어리들이 자리하고 있다. 이 집에서 판매하는 고기는 물속에서 고기를 숙성하는 방식인 '워터 에이징'을 거친다. 또 모든 고기를 정육점이 아닌 육가공 공장에서 품질좋은 고기를 저렴한 가격에 공수하고 있다.
이 집 주인장 황시몬(37)씨는 "고기를 냉장고에 넣어 놓으면 (냉장고) 문을 여닫을 때마다 온도가 상승해 맛이 변하기 쉽다"며 "워터 에이징 방식을 사용하면 외부온도 편차가 고기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최소화해 육질이 부드럽다"고 설명했다.
이 집 대표메뉴는 주먹고기다. 돼지고기 목살 부위인 주먹고기는 삼겹살 등 다른 돼지 부위나 소고기에 비해 뻑뻑해 많이 먹기 부담스럽다는 편견이 있다. 이 집 주먹고기는 그렇지 않았다. 주인장이 직접 구워준 고기를 먹어보니 '그동안 잘못된 생각을 하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육즙을 잔뜩 머금은 주먹고기는 소고기 등심보다도 부드러웠다. 주인장의 추천대로 구운 김에 고기와 콩나물을 함께 싸먹으면 그동안 접해보지 못한 맛을 느낄 수 있다. 함께 나온 갈치속젓과 갓김치, 무말랭이 등의 밑반찬도 자칫 느끼할 수 있는 입속을 깔끔하게 정리해준다.
황제살(항정살)과 가브리살(등겹살)도 많이 팔리는 메뉴다. 황제살은 씹는 맛이 고소하고, 가브리살은 부드럽다.
충남 홍성 이모네 집에서 직접 담근 청국장으로 만든 '청국장 찌개', 메뉴판에는 없는 특별메뉴 '비빔국수'도 손님들의 입맛을 사로잡을 만하다. 황시몬 대표는 "저렴한 가격으로 맛있는 고기를 손님들에게 대접하겠다는 마음으로 가게를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토지주먹고기의 주요 메뉴 가격은 주먹고기 1만원(200g), 황제살 1만1천 원(150g), 가브리살 1만1천원(200g), 통삼겹살 1만1천원 (200g), 청국장 5천원, 비빔국수 3천500원이다. 전화: 010-9171-5757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 사진/임순석기자 sseo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