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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천대 길병원 인공지능 왓슨]Ask Watson!!

김명래 김명래 기자 발행일 2017-12-26 제9면

암종·나이·병기 특징 등 입력
녹색 '강력추천' 빨강 '비추천'
환자 10명중 9명이 만족도 긍정

특집/인공지능 암센터 개소식
인공지능 암센터 개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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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
"얘(왓슨)가 암을 찾아주나요?", "진료 비용이 비쌀 것 같은데요?"

가천대 길병원의 왓슨 코디네이터들이 지난 1년간 가장 많이 들은 질문이다. 정답부터 말하면 왓슨은 암을 진단하지 않고, 암 환자들에게 치료 방법을 안내하는 인공지능이다. 왓슨을 만나길 원하면 다학제 진료비 15만원 중 본인 부담금 7천400원만 내면 된다. 진료 대기 기간도 생각보다 길지 않다.

외래 진료를 받은 뒤 길어야 1주일이다. 암 환자와 그 가족 등 '왓슨 사용법'이 궁금한 이들을 위해 왓슨을 소개한다.

길병원 본관 1층 인공지능 암센터 진료실를 꼼꼼히 들여다보면 암 환자 중심의 설계가 보인다. 환자와 그 가족이 왓슨 모니터 3대를 정면으로 마주해 앉을 수 있고, 다학제 의료진은 모니터를 비스듬히 등진 채 환자를 향하는 삼각형 구조다.



의료진은 환자 뒤편 거울을 통해 왓슨 자료를 볼 수 있다. 의사가 모니터를 집중해서 보느라 환자를 곁눈질하는, 일반적 진료실 풍경과 다를 수밖에 없다.

암 진단 환자 중 왓슨을 만나고 싶으면 왓슨 코디네이터(간호사)에게 연락하면 된다. 코디네이터와 해당 암 진료과 의사는 크라우딩 시스템인 왓슨에 암종, 나이, 성별, 유전학적 문제, 병기(病期), 병기 특징, 병리학적 소견, 검사 결과 등을 입력한다.

다학제 진료실에는 해당 진료과 교수를 비롯해 혈액종양내과, 방사선종양학과, 영상의학과, 핵의학과, 병리과 교수 등이 함께 자리한다. 'Ask Watson'을 누르면 7~10초 내에 항 화학 요법과 치료 옵션이 모니터에 뜬다. 치료 옵션의 녹색은 '강력 추천', 주황색은 '고려 대상', 빨간색은 '비추천'이다.

강력 추천을 중심으로 환자와 전문 의료진의 소통이 30여분 간 진행된다. 각 치료법의 생존율, 탈모 여부, 합병증 가능성 등을 환자가 의사와 함께 시각적으로 볼 수 있다.

안성민 길병원 교수(종양내과·가천유전체의과학연구소)는 "요즘 환자들 수준 많이 올라가 항암 치료의 이해도가 높고 자기 의견을 잘 피력한다. 예를 들어 1번 추천 치료법의 생존률이 다른 것보다 3개월가량 높아도, 머리가 빠지는 부작용이 싫으면 2번으로 가겠다고 한다"고 전했다.

이 외에도 치료비가 부담스러운 환자들이 왓슨 추천과 달리 보험 적용이 되는 요법을 선택하는 경우, 입원비가 부담스러우면 왓슨이 보여주는 부작용을 의사의 설명과 함께 보며 경구 항암제를 처방해달라는 경우도 있다. 이밖에도 다른 병원에서 진료를 받고 왓슨 다학제를 통해 '세컨 오피니언'을 구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지난 15일 기준 왓슨 다학제 진료를 받은 환자는 모두 557명. 병원 자체 만족도 조사 결과 10명 중 9명 이상이 긍정적 답변을 했다.

권보경 왓슨 코디네이터(간호사)는 "환자는 본인을 위해 다학제 진료 의료진 여러 명이 모여 30분 이상 환자 상태를 상세하게 설명해주는 것만으로도 '내가 좀 더 챙김을 받고 있다'고 느끼고, 특히 연령대가 낮을수록 만족도가 높다"고 전했다.

/김명래기자 problema@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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