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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팔도유람]'제18회 인제빙어축제'… 4년을 기다린 짜릿한 손맛

김천열 기자 발행일 2018-02-01 제17면

"호수가 하얗게 얼면, 소근소근… 은빛요정들이 깨어난대"


커다란 눈·날렵하고 투명한 몸 '칼슘·비타민 풍부'
큰기술 없이도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수 있어 매력
봅슬레이 등 체험부터 고백 이벤트까지 추억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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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설악과 소양강이 빚어낸 아름다운 얼음 벌판. 삼삼오오 모인 강태공들이 얼음 아래로 거침없이 내달리는 '은빛 요정'들과 사투를 벌인다.

올해도 눈과 얼음으로 뒤덮인 소양호 일원이 거대한 놀이 천국으로 변신했다. 우리나라 원조 겨울 축제인 제18회 인제빙어축제가 지난 27일 남면 부평리 빙어호 일원에서 개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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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는 4일까지 9일간 빙어마당, 겨울마당 등 4개 분야 27개 프로그램으로 진행되고 있다.



특히 올해는 가뭄과 이상기후로 열리지 못했던 빙어낚시가 4년 만에 재개돼 짜릿한 손맛을 선사하고 있다. 5만3천㎡ 규모의 빙어 얼음낚시터에는 6천여 개의 얼음구멍이 마련돼 5천∼6천여명이 동시에 입장해 빙어 얼음낚시의 진수를 경험할 수 있다.

초고추장에 콕 찍어 잡은자리에서 한입에… 튀김·오색꼬치·회무침·보양탕 별미

#맛있는 초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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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어는 잡은 자리에서 초고추장을 이용해 먹어야 제 맛이다.

짜릿한 손맛을 느끼며 직접 잡은 빙어를 빙어요리 마차에서 즉석에서 튀겨 먹는 것도 별미다. 또 새콤 달콤 야채와 과일을 곁들인 빙어 회 무침이 거부감을 없애 손쉽게 즐기기에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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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어에 각각의 다른 색 튀김옷을 입힌 후 친숙한 맛살과 향긋한 쪽파를 함께 튀긴 빙어 오색 꼬치도 별미로 꼽힌다.

이와 함께 인제지역에서 자라는 산채를 넣어 풍부한 식이섬유와 구수한 맛을 즐길 수 있는 빙어보양탕이 있다. 올해 축제장에는 2018 인제 빙어요리 시식평가회를 통해 엄선된 음식점 24곳이 입점해 색다른 먹거리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호수의 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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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자작나무숲에서 열린 자작나무 숲 마라톤대회에 참가한 관광객들이 이색 체험을 즐기고 있다. /강원일보·인제군 제공

빙어는 호수의 요정으로 불린다. 반짝이는 은빛에 커다란 눈과 날렵하고 투명한 몸을 가지고 있다. 냉수성 어종이라 겨울이 되면 급격하게 몸집을 키운다.

그래 봤자 성인 손가락과 비슷한 크기의 15㎝ 내외로밖에 자라지 못하지만 옅은 오이 향의 살맛과 사각하는 식감이 일품이다. 특히 북한강 줄기에 있는 소양호 등지의 빙어가 제일이다.

주 활동시기인 겨울철에 가장 맛이 좋다. 칼슘과 비타민이 풍부하며 육질이 연하고 비린내가 거의 나지 않는다.

빙어 낚시의 가장 큰 매력은 특별한 기술이 없어도 손쉽게 잡을 수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호수의 얼음을 깨고 견지대나 소형낚시로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다.

맛보다는 짜릿한 손맛이 더 좋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빙어는 야행성이라 오전 10시 이전, 오후 4시 이후에 잘 잡힌다. 빙어낚시에는 견지낚싯대가 필요하다. 직경 30㎝ 내외의 얼음에 구멍을 내고 낚시를 담가두고 기다리면 된다. 횟감과 튀김 감, 매운탕 감까지 잡을 수 있다.

#눈과 얼음에서 즐기는 겨울 놀이 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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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객들이 빙어낚시를 즐기고 있다. /강원일보·인제군 제공

광활한 얼음 벌판 위에서 즐기는 빙어낚시와 함께 대자연과 함께하는 놀이터도 마련됐다. 얼음 썰매, 얼음 봅슬레이, 아이스 범퍼카 등 체험행사가 열린다.

또 눈과 얼음의 은빛 나라, 대형 눈 조각 작품, 얼음성곽, 얼음 미로 등 눈과 얼음으로 연출하는 색다른 풍경에 많은 인파가 찾아 겨울 추억을 만들고 있다.

25m 스피드 경기와 4인 가족의 100m 릴레이 이벤트 경기인 얼음 썰매대회도 매일 한 차례 운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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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관광객들이 편을 나눠 집단 눈싸움을 진행하는 눈싸움 대회도 이색적인 즐길 거리로 꼽히고 있다. 야간에는 대형 눈 조각 전시장을 중심으로 환상적인 조명이 설치돼 화려한 야경을 즐길 수 있다.

이와 함께 사랑 고백 이벤트가 마련돼 깜짝 프러포즈를 준비하는 연인 및 가족에게 잊지 못할 감동과 추억을 선사하고 있다. 첫 번째 사랑고백 이벤트에서는 한 남편이 결혼식을 치르지 못하고 혼인신고만 한 채 7년을 살아온 아내에게 프러포즈를 해 관광객들에게 박수를 받기도 했다.

빙어축제는 우수한 자연환경과 경관, 그리고 깨끗한 청정지역의 이미지를 바탕으로 1급수에서만 서식하는 담수어종인 '빙어'를 축제테마로 설정해 1998년 시작됐다.

#원조에서 대표 겨울 축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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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제빙어축제 낚시터 전경. /강원일보·인제군 제공

빙어축제는 지역브랜드 가치 상승과 이미지 제고, 경제적 파급 등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거두고 있다. 하지만 극심한 겨울가뭄과 이상 고온에 의한 기상 이변 등 관광객의 축제 참여율이 점차 둔화되는 등 위기론을 겪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여러 우려에도 올해는 연일 계속된 강추위로 인해 높이 12m,길이 220m의 수중보 설치로 조성된 인공호수인 빙어호가 꽁꽁 얼어붙었다.

얼음 두께가 안전 기준을 훌쩍 넘는 30㎝ 이상 유지돼 그동안 제기되던 기상 이변에 대한 우려도 꽁꽁 묶어 놨다. 축제 주관사인 인제군문화재단은 소양호에서 잡은 빙어 10여 톤을 빙어호에 방류하고 일찌감치 관광객 맞이를 완료했다.

축제가 개막한 지난 주말에만 10만 명이 넘는 관광객이 몰리며 옛 명성을 재확인했다.

강원일보/김천열기자 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아이클릭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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