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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52시간 근로단축 직장인 희비]중기 이 대리는 '투잡찾기' 시간마저 양극화

황준성·조윤영 황준성·조윤영 기자 발행일 2018-06-20 제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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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대기업 직원 '자기개발'
중기직원, 수당 줄어 소득 걱정
학원수강·아르바이트 동반증가
사무직 '찬성' 노동직 '반대' 높아


대기업에 다니는 최모(32)씨는 최근 기타학원을 알아보는 데 삼매경이다. 다음 달부터 근로시간 단축으로 퇴근 후 상당한 시간이 남을 것 같아 알차게 보내고 싶어서다.

공무원 장모(29·여)씨도 다음 달 열리는 유명 강사의 영어회화강좌를 수강 신청했다. 유창한 회화 실력을 꿈꾸며 매년 등록했다가 야근과 회식 탓에 중도 포기했던 터라 이번에는 각오가 남다르다.

반면 중견기업에 다니는 이모(34)씨는 다음 달부터 회사 모르게 투잡(Two Job)을 준비하고 있다. 야근수당이 줄어든 만큼 급여도 감소할 것으로 보여 대리기사 또는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고려 중이다.



이처럼 당장 7월 1일 근로자 300인 이상 사업장에서부터 시작될 주 52시간 근로시간 단축에 '워라밸'을 기대하는 직장인과 수입 감소분을 걱정하는 직장인 간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19일 학원 업계에 따르면 온라인과 학원 야간반 수강문의가 지난해 대비 약 30% 늘었다. 백화점 등도 퇴근 후 문화센터를 찾는 20~30대 직장인이 지난해 여름보다 증가해 오후 6시 이후 강좌를 20%가량 늘렸다.

이와 동시에 아르바이트 등 투잡을 준비하는 직장인도 증가 추세다. 알바몬의 조사 결과 중소기업 직장인 10명 중 4명꼴로 투잡을 병행하거나 준비하고 있다.

이는 지난 2016년 조사 당시보다 20% 증가한 수치다. 직장인 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우려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실제 리얼미터의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의 51.7%가 근로시간 단축에 찬성했지만, 대부분이 사무직(64.6%)과 학생(58.3%)으로 나타났다.

특히 노동직은 반대가 50.2%로 찬성 39.8%보다 높았다. 가정주부 역시 40.3%가 반대하며 찬성 35.7%보다 앞섰다. 이유는 경제적인 문제가 가장 컸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현실적인 특수성이 고려되지 않고 획일적으로 결정된 오류가 있다"며 "부작용 등을 막으려면 유연·탄력근무제 확대 등의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황준성·조윤영 기자 yayajoon@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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