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가기

[이우형 前감독의 '매의 눈']세계를 놀라게 한 독일전 승리

경인일보 발행일 2018-06-29 제18면

전반까지 득점없자 다급해진 독일… 중앙수비수까지 공격 가담 무리수

韓, 페널티 박스 주위 촘촘한 수비
獨 공격수들에게 '공간 허용' 안해
속공 찬스 노리다 마침내 '극장골'


2018062801002194400109291
"카잔의 참사" (독일 매체 '빌트'), "역사적인 낭패" (독일매체 '키커')," 쇼크 독일이 월드컵에서 80년만에 조별예선 탈락", " 아시아 국가가 FIFA랭킹 1위 독일을 월드컵에서 꺾는 처음있는 일 "

한국이 지난 27일 밤 11시(한국시간) 러시아 카잔에서 열린 2018 러시월드컵 조별예선 3차전에서 김영권(광저우), 손흥민(토트넘 홋스퍼) 선수의 골로 디펜딩 챔피언 독일에 2-0승리를 거뒀다. 한마디로 전 세계 축구팬들을 경악시킨 놀랄만한 승리였다.

사실 경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한국의 16강 진출 가능성은 1%, 독일을 꺾을 것이라는 확률 5%가 되지 않는다는 보다가 나오며 사실상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이 일반적인 예상이었다.



그 이유는 월드컵까지 오는 준비과정에서 몇몇 논란 (평가전 졸전, 체력 훈련 등)에 이은 외부로 부터의 강한 비판의 압박이 심했다.

또한 예선 첫 경기였던 스웨덴 전에서는 조직력을 상실한 채 선수들의 컨디션이 좋지 않다고 생각할 수 밖에 없을 정도의 활동량을 보여주며 무기력하게 패하자 여론과 팬들은 분노했다.

그리고 2차전인 멕시코전에서는 스웨덴 전보다는 조금 나아진 경기력을 보였지만 역시 일부 선수들에게 지나친 인신공격성 비난이 쏟아져 나왔다.

여기에 주장 기성용(스완지시티) 선수의 부상으로 독일전 출전이 불가능하게 됐고, 인신공격성 비난을 받았던 몇몇 선수는 정신적 후유증에 시달렸다. 이런 대표팀 상황으로 인해 독일을 꺾을 수 있다는 예상을 누가 할 수 있었겠는가?

그러나 한국은 특유의 응집력과 투혼을 발휘하며 기적을 이뤄냈다.

경기평가를 간단히 해보자면, 지난 스웨덴과 멕시코 전보다는 압박지역을 페널티 박스 주위 지역에 위치하며 선수간에 위치를 촘촘하게 세워 독일 공격수에게 공간을 허용하지 않았다.

볼을 빼앗았을 때는 손흥민을 중심으로 한 속공에 이은 공격작업을 시도했지만 매끄럽게 진행되진 않았다.

반면, 독일이 전반에 득점이 안되자 후반들어 중앙수비수까지 공격에 가담하는 과감함까지 보여줬다. 그것은 오히려 독일에게 독이되었고 수비 밸런스가 깨지며 손흥민, 문선민(인천 유나이티드)에게 속공찬스가 계속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결국 속공찬스에서 얻은 코너킥 상황에서 김영권의 결승골이 터졌고 손흥민이 역습으로 골을 만들어 2골 차 승리를 만들어냈다. 선수들의 열정을 다한 수비 집중력과 인내심이 만든 값진 승리였다.

한국이 비록 16강에 진출하진 못했지만 한국 축구가 결코 약팀이 아니라는 것을 전세계 축구 팬들에게 각인 시켜준 경기였다.

또한 16강 진출보다 FIFA랭킹 1위 독일을 꺾었다는 것 자체가 어쩌면 16강 이상의 더 값지고 한국 축구의 위상을 한단계 높여주는 결과였다고 볼 수 있다.

오는 29일에 우리나라 월드컵 대표팀이 돌아온다. 조별예선 1, 2차전의 실패는 뒤로하고 우리 선수들에게 뜨거운 격려와 아낌없는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주길 바란다.

/이우형 전 FC안양 감독


경인 WIDE

디지털스페셜

디지털 스페셜

동영상·데이터 시각화 중심의 색다른 뉴스

더 많은 경기·인천 소식이 궁금하다면?

SNS에서도 경인일보를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