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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문화아지트·(2)화성 동탄 갤러리카페 '미구스타']여유를 파는 카페, 동네 '작은 미술관'

강효선 강효선 기자 발행일 2018-08-24 제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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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좋아하는 누나 카페 도맡아 시작… 차 한잔 마시며 그림 감상하는 갤러리 형태
유명인부터 신진작가까지 다양한 전시… 섭외부터 배치까지 직접 '복합문화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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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한 것도, 미술작가의 꿈을 가졌던 것도 아니다.

미술을 좋아하는 누나가 운영하던 카페에서 함께 일을하면서 어린 시절 품었던 그림에 대한 애정이 다시 피어 올랐다. 좋아하는 그림을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는 일이 신나기 시작했다.

그래서 아예 카페를 도맡아 동네의 작은 미술관으로 '미구스타'를 차렸다.

김기정(32) 대표가 운영하는 '미구스타'는 화성 동탄 신도시에 위치했다. 카페는 커피를 마시는 동시에 '갤러리'로 사용하고 있다.



이 곳에선 그림을 잘 몰라도 된다. 커피 한 잔을 마시면서 부담없이 벽에 걸린 그림을 감상해도 되고 돌아다니며 둘러봐도 상관없다. 예술을 알아도 몰라도, 자유롭게 즐기면 그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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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탄 신도시에 위치한 갤러리카페 '미구스타'를 운영하고 있는 김기정 대표. /강효선기자 khs77@kyeongin.com

"그림을 보고 싶을 때 잘 갖춰지거나, 지역 밖에 위치한 미술관까지 찾아가야 한다는 게 안타까웠어요. 그래서 생각한 게 카페를 갤러리 형태로 운영해보자는 거였죠. 굳이 멀리 가지 않아도 동네에서 차 한 잔 마시며 쉽게 그림을 접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 수 있을 것 같았어요."

미구스타는 적어도 두 달에 한번, 전시가 진행되고 있다. 지금까지 10여 회의 전시를 열었고, 대형 갤러리에서 만나볼 법한 유명 작가의 작품부터 지역 출신의 신진작가의 작품까지 다양한 전시를 선보이고 있다.

모든 전시는 김 대표가 하나부터 열까지 전부 챙긴다. 작가 섭외부터 전시장 배치까지 모두 그의 손을 거친다. 카페 운영과 갤러리 관리까지 힘들 법도 한데 그는 좋아하는 일을 하기 때문에 즐겁다고 했다.

"그림을 꾸준히 바꿔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똑같은 걸 계속 걸어 놓으면 갤러리라는 의미는 사라지잖아요. 작품을 고르는 데 선정 기준이 있는 건 아니에요. 미구스타의 콘셉트와 맞으면 됩니다. SNS, 아트페어 등을 통해 직접 작품을 보고 마음에 들면 작가님들에게 전시 제안을 하고, 작품을 들여오고 있어요. 만약 전시가 없는 날에는 소장품이나 수입해 온 그림들을 전시해요."

김 대표는 그림 전시뿐 아니라 복지관 음악공연, 미술학원 전시회, 지역 공방 작가의 작품 전시, 지역 대학교 학생들의 졸업 전시회 등 지역과 연계한 이벤트도 다양하게 진행한다.

무대와 전시 공간을 찾기 어려운 지역 주민과 작가들에게 기회를 제공해주는 것인데, 요즘은 그것이 그의 가장 큰 고민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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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 동탄 신도시에 위치한 갤러리카페 '미구스타'. 카페 내부에는 여러 작품들이 전시돼 있다.

"지역 복지관에서 하는 밴드공연 같은 경우는 공간을 무료로 대여해서 진행했는데, 지나가는 사람들도 자연스럽게 들어와 공연을 보고 함께 즐겼어요. 그런 모습을 볼 때마다 뿌듯합니다. 민화공방 작품 전시 같은 경우도 인기가 많더라고요. 민화를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기도 하고, 낯선 장르이기 때문에 어려울 거라고 생각했는데 반응이 꽤 좋았어요. 지역주민에게 이 곳이 열린 공간이었으면 좋겠고 그러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계속 고민 중이에요."

김 대표의 말대로 미구스타는 갤러리 카페라는 의미를 넘은 열린 복합문화공간이다. 앞으로 그가 만들어나갈 미구스타는 어떤 모습일까.

"미구스타를 운영한지 9개월 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에 부족한 점이 많을 수도 있습니다. 새로운 시도와 변화를 통해 방문하는 모든 분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그런 공간을 만들겠습니다."

/강효선기자 khs77@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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