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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령도에 '점박이물범 인공쉼터' 만든다

정운 정운 기자 발행일 2018-09-13 제11면

인천권/점박이물범 인공쉼터 조감도
점박이물범 인공쉼터 조감도. /해양수산부 제공

해수부, 350㎡ 규모… 11월 완공
물속 어초 조성 서식처로도 활용


점박이물범 최대 서식지인 백령도에 점박이물범을 위한 인공쉼터가 조성된다.

해양수산부는 백령도 해역에 지역 어업인과 점박이물범 모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복합공간인 '점박이물범 인공 쉼터' 조성공사를 13일 시작한다고 12일 밝혔다.

해양 포유류인 점박이물범은 체온 조절, 호흡, 체력 회복 등을 위해 주기적으로 물 밖으로 나와 바위 등에서 휴식을 취하는 습성이 있다.



그러나 백령도 바다에서 휴식공간으로 활용되는 물범바위는 자리가 협소해 물범들끼리 자리다툼을 벌이는 등 휴식을 취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는 것이 해수부의 설명이다.

해수부는 백령도 물범바위 인근 하늬바다에 섬 형태의 인공쉼터(350㎡·길이20m×폭17.5m)를 조성해 많은 물범들이 편안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선착장 등 다양한 인공시설을 휴식공간으로 활용하는 해외 물범들의 사례에서 착안했다.

이번에 마련하는 물범 보금자리는 인공적 요소를 최대한 배제하고 1㎥급 자연석만 활용키로 했다. 또 바위에 기어 올라 가는 것보다 물에 잠겨 있을 때 자리를 확보한 뒤 조위가 낮아져 바위가 노출되면서 올라 앉는 것을 선호하는 물범의 특성을 고려해 수면 위에 노출되는 마루의 높이를 네 단계로 나눠 설계했다.

인공쉼터의 수면 아래는 어초의 기능을 할 수 있도록 했다. 해수부는 쥐노래미 등 물고기들의 서식처로도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또 해수부는 주변 해역에 패류·치어 등을 방류해 점박이물범에게는 먹이를 주고, 지역 어업인에게는 어획량을 높일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인공쉼터 조성 공사는 올해 11월 중 완공될 예정이다. 해수부는 향후 지역사회와 협의해 점박이물범과 인공쉼터를 활용한 해양생태관광의 활성화 방안도 추진할 예정이다.

한편 점박이물범은 해수부가 지정한 보호대상해양생물이다. 우리나라에서 발견되는 점박이물범은 겨울철 중국의 유빙(遊氷) 위에서 새끼를 낳고, 봄부터 가을까지 백령도와 황해도 연안 등에서 먹이활동을 하며 서식한다. 연안개발에 따른 서식지 훼손 등으로 인해 점박이물범의 수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명노헌 해수부 해양생태과장은 "이번에 조성되는 점박이물범 인공 쉼터가 더 많은 점박이물범이 우리나라를 찾아오게 하고 지역 어업인과도 조화를 이룰 수 있는 모범사례로 만들어지기를 기대한다"며 "해양수산부는 앞으로도 멸종 위기에 처한 우리바다의 해양생물을 지키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운기자 jw33@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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