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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신협 공동 칼럼·(4)최영재 한림대 미디어스쿨 교수]포털에서 지역언론 실종 사건

최영재 기자 발행일 2018-10-04 제2면

'야후재팬' 상단에 건 지역섹션
상업주의 매몰 국내포털은 없어

최영재 한림대 미디어스쿨 교수
지난 주말 초당 풍속 60m 강풍을 동반한 기록적인 태풍 '짜미'가 일본 열도를 덮쳤다.

통상 남태평양에서 올라와 남북으로 관통하던 태풍이 최근들어 남쪽 오키나와에서 북쪽 삿포로까지 일본 열도를 종단하며 훑고 지나가 비상이다.

태풍이 기승을 부리는 동안 요즘 일본사람들이 언론사 홈페이지보다 훨씬 많이 본다는 '야후재팬뉴스'에 접속해 봤다.

전반적인 태풍 정보는 '웨더TV'나 뉴스통신사를 인용해서 보도했지만, 태풍이 지나가는 각 지역에 관한 소식은 지역 언론사의 소상한 보도내용을 전달하고 있었다.



'야후재팬뉴스' 모바일 플랫폼 상단에는 '주요 뉴스' 바로 옆에 47개 일본광역지자체 단위를 일컫는 '도도부현(都道府현)'이라는 제목의 섹션을 만들어 이용자가 관심있는 지역을 지정하여 상시적으로 그 지역의 뉴스를 바로 찾아볼 수 있게 했다.

그 옆에는 국내 포털처럼 '연예' '스포츠' 기능이 있지만, 좀 더 옆으로 가면 '경제', '국내', 'IT' 다음으로 '지역'란을 두어 전국 각 지역 뉴스를 한꺼번에 열람할 수 있다.

여기에서 이용자들은 전국 각 지역의 신문과 방송, 인터넷 매체들이 제공하는 다양한 지역 뉴스들을 망라해서 볼 수 있다.

국내 대표 포털인 '네이버'와 '다음'의 경우 '뉴스'와 함께 '스포츠' '연예' 기능만 크게 눈에 띈다. 포털뉴스 사이트 하단으로 가면 사회, 정치, 경제, 랭킹, 국제, 문화, IT 등은 있지만 '지역'은 없다.

'네이버'의 '언론사 전체보기'에는 그 많은 지역 언론사는 단 한 군데도 찾아볼 수 없다. 이것은 사실 '포털에서 지역언론 실종사건'이라 불러야 할 만큼 심각한 문제다.

지구상에서 지역과 지역언론을 홀대하면서 선진사회라 불리는 곳은 없다. 미국과 유럽 그리고 일본과 같은 선진국에서 보듯이 균형적으로 발전한 지역과 성숙한 지역언론은 바로 선진사회의 지표다.

물론 우리 지역 언론이 처해있는 열악한 환경과 지역뉴스의 경쟁력도 부족한 것은 현실이다. 지역주민들 또한 몸은 지역에 있으면서 관심은 중앙에 가 있는 이른바 '유체이탈 현상'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그러나 지역 주민을 포함한 국민의 80퍼센트 이상이 이용한다는 포털뉴스가 지나치게 상업주의에 매몰되어 있는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상품가치가 떨어진다는 이유만으로 지역언론, 지역뉴스를 업신여기는 것 아닌가.

지역 공동체, 지역 언론이 살아야 우리 사회도 선진사회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서울과 지방에 사는 다양한 시민들이 모여드는 포털은 공론의 장으로서 공적 책임감을 가져야 하고, 가지게 해야 할 것이다.

이참에 '네이버'와 '다음'도 선진 포털로 거듭날 수 있는 길을 찾기 바란다. 그 길은 전국 각 지역 주민들의 관심과 이해를 반영하는 지역뉴스를 공론장에서 제대로 보여주는 책임을 이행하는 일에서 시작되어야 할 것이다.

/최영재 한림대 미디어스쿨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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