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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전망대]비경제활동인구에도 관심을

김하운 발행일 2018-10-25 제22면

능력 갖추고도 일자리 부족으로
구직 포기하는 육아·가사종사자들
성장 잠재력 유지·확충위해서는
이들의 경제활동 참가가 필수적
인천시의 취업지원 당면한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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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운 인천사회적은행 (사)함께하는 인천사람들 대표이사
고용이 경제정책의 중심에 서면서 일자리와 관련된 이들에게 새로운 현상이 생겼다. 매월 12일 전후가 되면 긴장이 역력하다. 통계청의 고용동향이 발표되는 날이다. 중앙이건 지방이건 초미의 관심사인 일자리정책 수행결과 성적표를 받는 것과 다름없기 때문이다.

일자리에 관한 한 인천은 그동안 얼굴 들기가 민망했다. 16개 시·도 가운데 실업률은 거의 예외 없이 바닥권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던 것이 최근 온 나라가 일자리에 매달리는 가운데 인천의 실업률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9월 12일 발표된 최근의 고용동향이다. 인천의 실업률은 금년 3/4분기 중 4.0%로 아직 전국 평균에 비해 0.2%p가 높다. 하지만 연령별로는 청년실업률이 같은 기간 중 8.8%로 전국 9.4%를 0.6%p 상회하고 있다. 30세에서 59세 이하의 핵심생산층 역시 2.8%로 전국 2.9%에 비해 0.1%p가 낮다. 다만, 60세 이상의 실업률은 3.9%로 전국 2.3%와 1.6%p의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그 결과 인천의 실업률은 전국 16개 시·도 중 7위, 7개 특별·광역시중 6위이다. 지난해 1/4분기만 해도 실업률이 전국 1위였던 점을 감안하면 근래에 보기 드문 좋은 성적이다. 하지만 마치 '불황형 무역수지 흑자'처럼, 좋기는 좋은데 마냥 좋아할 수 없는 요인들이 있다.



우선, 인천은 조선업이 거의 없어 지난해 하반기에 불어 닥친 조선업 구조조정의 여파를 피했다. 자동차공업의 대량 실직이 있었지만 인천은 그런대로 버티면서 대량해고는 면했다. 도소매업 등 서비스업이 사드사태 이후 중국관광객의 급격한 감소로 수도권을 중심으로 타격을 받았지만 인천에는 원래 중국관광객이 그리 많지 않았다. 그 와중에 다행으로 인천을 통한 수출이 그런대로 실적을 내어 주었다. 이에 더해 자영업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아 실업을 흡수하면서 취업자 비중을 높여준 것도 인천의 실업률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하였다. 이제는 광주를 제외한 대도시가 모두 인천보다 실업률이 높아졌다. 인천이 특히 잘 했다기보다는 다른 도시가 어려움을 겪은 때문이니 '불황형 고용호조'라고 할만하다.

인천의 실업률이 낮아졌는데도 좋아하지 못하고 '불황형'이라고 굳이 평가절하하는 저변에는 인구구조의 문제가 있다.

통계청의 인구추계를 감안한 인구구조상 인천은 몇 년 안에 노령층을 제외하면 일할 사람이 모자랄 지경에 이른다. 금년 3/4분기 중 인천의 청년실업자는 2만5천명이다. 인천의 청년인구는 보수적으로 전망하더라도 2020년까지 2만4천명 이상이 줄어든다. 핵심생산층의 실업자 역시 3만3천명이지만 핵심생산층 인구도 2021년까지 3만4천명 이상 감소가 추정된다. 그런 가운데 60세 이상 노령층 인구는 변함없이 큰 폭으로 증가할 것이 확실하다. 노령층 인구가 '연로'를 이유로 점차 경제활동에서 물러나면 실업률 계산에서도 제외되기 때문에 인천의 실업률은 추세적으로 하락하겠지만 부양인구에 비해 일할 사람이 줄어드는 것이 큰 걱정이 아닐 수 없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인천이 성장력을 유지하려면 먼저 경제활동참가율을 높여야 한다. 경제활동참가율이란 15세 이상 인구 중 취업자와 구직자의 비율을 말한다. 하지만 인천의 경제활동참가율은 이미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인천보다 경제활동참가율이 높은 충청남북도와 제주도는 농업과 관광업 등 겸업의 기회가 상대적으로 많아 경제활동참가가 수월하기 때문이다. 인천의 경제활동참가율을 높이기가 쉽지 않은 뜻이다.

따라서 경제활동참가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비경제활동 인구를 경제활동 인구로 끌어들여야 한다. 비경제활동인구란 육아, 가사, 통학, 연로, 심신장애 등의 이유로 구직활동을 하지 않는 인구를 말한다. 이에는 취업의사와 능력을 갖추고도 일자리 부족으로 구직을 단념한 인구가 포함된다.

많은 경우 실업자는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구직을 포기하고 비경제활동인구에 편입되지만 성장잠재력의 유지와 확충을 위해서는 최소한 이들의 경제활동 참가가 필수적이다. 취업의사와 능력이 있는 육아 및 가사종사자, 취업준비생, 그냥 '쉼'을 선택한 구직단념자, 멀쩡한 체력에도 불구하고 나이만을 이유로 물러서야 하는 노령근로자가 모두 스스로 부양대상 인구에서 벗어나와 인천을 부양하며 성장력을 유지할 역군이라는 점에서 이제 이들에 대한 취업지원이 인천의 당면과제임을 강조하고자 한다.

/김하운 인천사회적은행 (사)함께하는 인천사람들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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