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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길끄는 책]절판 4년만에 역주행 '엄마의 힘'

공지영 공지영 기자 발행일 2019-01-18 제13면

김은성 작가, 어머니 인생 만화로
'평범속 위대함' TV 소개되며 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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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어머니 이야기 ┃김은성 지음. 애니북스 펴냄. 총 4권(972쪽). 6만2천원

한국 근현대 100년 역사가 어머니의 삶을 통해 그려진 '내 어머니 이야기'가 도서 '역주행' 붐을 일으키고 있다.

tvN 인기프로그램 알쓸신잡에서 김영하 작가의 추천으로 소개된 내 어머니 이야기는 프로그램에서 소개된 이후 실시간 검색어 등에 오르며 큰 관심을 받았고 2014년 완간됐다 절판됐지만 입소문을 타고 다시 출간되는 기염을 토했다.

"나 같은 사람을 그린 것도 만화가 되나." 마흔에 처음 만화를 그리기 시작한 김은성 작가는 문득 엄마가 궁금했다. 별 기대 없이 엄마가 살아온 이야기를 듣기 시작했는데, '살아있는 역사' 그 자체였다.



우리 역사상 가장 변화가 컸던 격동의 시기에 태어나 역사의 풍랑 속에서 평범하게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엄마의 삶 속에 묻어난다.

내 어머니 이야기는 총 4부로 구성됐다. 1부는 일제 강점기 함경도 북청을 배경으로 당시의 생활상과 '놋새'로 불린 유년시절의 어머니의 집안사가 그려진다.

특히 일본군 위안부 강제 징집을 피하기 위해 어린 나이에 원치 않은 혼인을 해야 했던 놋새의 이야기와 동시에 광복을 맞은 당시의 상황, 곧이어 터진 한국전쟁은 평범한 어머니의 삶을 뒤흔들었다.

거제 수용소에서 피난민 시절을 거쳐 논산에 터를 잡은 뒤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어머니 놋새의 삶이 그려진 3부는 이 시대가 부여한 어머니들의 숙명을 잘 그려내고 있다.

작가는 어머니의 삶을 통해 자연스럽게 자신의 이야기도 녹이며 대를 잇는 한국인의 삶, 여성으로서의 삶을 이야기한다.

작가는 "타고난 이야기꾼이자 대단한 기억력의 소유자인 엄마의 이야기를 들을수록 엄마의 이야기도 '역사여야 한다'는 생각이 확고해졌다"고 말했다. 객관적 역사와 엄마가 직접 체험하고 고백한 역사는 분명 다른 것이지만, 어느 길에서는 만나기도 하면서 역사는 큰 강이 되어 흐른다.

/공지영기자 jyg@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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