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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팔도유람]마산만 앞바다에 떠 있는 돼지 모양 '돝섬'에 가다

권태영 기자 발행일 2019-02-14 제17면

기분 꿀꿀한 주말, 일상 탈출이 필요하다면… 황금돼지섬 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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돝섬 바다산책길. 돝섬은 걸어서 한 바퀴를 돌 수 있다. 파도소리가 들리는 파도소리 산책길에서는 맑아진 마산만이 확연히 드러난다. 경남신문/성승건기자

마산항서 1.5㎞ 거리, 유람선 오르자마자 갈매기떼 날갯짓으로 환영
안으면 부자되고 코 만지면 복 두 배 온다는 '황금돼지상' 인기 최고
걸어서 한 바퀴 돌며 경관 감상… 19일 정월대보름 '강강술래'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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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만 앞바다에 있는 돝(돼지의 옛말)섬은 1982년 개장한 국내 최초의 해상유원지였다.

바이킹, 하늘자전거, 동물원 등 다양한 놀이기구가 있었고, 1년에 100만명이 넘는 많은 사람들이 찾았으나 지금은 조각작품, 산책로 등이 마련된 시민 휴식 공간으로 변했다.

돼지 형상을 하고 있는 돝섬은 황금돼지해인 기해년을 맞아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설날 당일에는 1천여명이 넘는 관광객들이 찾았으며, 설 연휴 마지막날인 지난 6일 1천884명이 돝섬을 방문했다. 돝섬은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2019년 1월의 가볼만한 곳'에 포함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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돝섬해상유원지를 오가는 선박에서 시민들이 갈매기들에게 새우깡을 주고 있다. 경남신문/성승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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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마산항 연안크루즈종합여객선터미널에서 돝섬으로 향하는 유람선을 탔다.

돝섬은 마산항에서 1.5㎞ 떨어져 있다. 유람선에 오르자마자 뒷편에는 갈매기들이 날갯짓을 하며 반긴다. 갈매기들의 날갯짓은 돝섬에 도착하는 10분 남짓 시간 동안 계속 이어진다.

과자로 갈매기를 유혹하면 서로 먹기 위해 경쟁을 하고, 과자를 손끝에 쥐고 있으면 날아와 낚아채기도 한다. 갈매기들의 향연은 짝짓기를 하기 전인 4월 정도까지 볼 수 있다.

돝섬 선착장에 도착하면 복을 드리는 황금돼지섬 돝섬 문을 지나게 되고 돼지 모양 포토존이 관광객들을 반긴다. 가로 3m, 세로 3m 크기의 포토존은 한복을 입은 돼지 두 마리가 머리 위로 하트를 만들고 있다. 포토존 앞에 있는 의자에 앉아 사진을 찍을 수 있다.

포토존 오른쪽에는 황금돼지상이 있다. 돼지 모양 포토존에 이어 이 곳 역시도 대다수가 기념사진을 찍는 인기 장소이다. 이 돼지상은 돝섬 해상유원지 개장 당시부터 있었다.

원래 황금색은 아니었지만 몇 년 전 황금돼지상으로 탈바꿈했다.

이 상은 돝섬의 설화에서 착안했으며, 이 돼지를 품에 안으면 부자가 되고 돼지코를 만지면 복이 두 배로 들어온다는 말도 있어 더욱 인기를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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돝섬의 황금돼지상은 품에 안으면 부자가 되고 돼지코를 만지면 복이 두 배로 들어온다는 말이 있어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경남신문/성승건기자

돝섬은 걸어서 한 바퀴를 돌 수 있다.

황금돼지상 오른쪽으로 향하면 월영대를 노래한 10인의 시비가 나온다.

 

이 시비들은 최치원 선생의 학문 세계를 흠모해 마산합포구의 월영대를 노래한 고려, 조선시대 대학자 10인의 시를 선정해 새긴 것들이다.

최치원 선생은 가야산 해인사에서 여생을 마치기 전 합포와 월영대에서 학문 활동을 왕성히 했다고 한다. 수많은 학자들은 최치원 선생의 학문을 흠모하며 월영대를 찾아왔고 시를 지어서 노래했다.

이어 전망대가 두 곳 있는 파도소리 산책길과 조각 감상 길이 이어진다.

파도소리 산책길 1전망대는 창원시 성산구 귀산동 두산중공업이 보이며, 2전망대에서는 무학산과 수출자유지역이 한눈에 들어온다. 파도소리가 들리는 파도소리 산책길에서는 맑아진 마산만이 확연히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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돝섬 둘레길은 아름다운 풍광을 간직하고 있다. 경남신문/성승건기자

맑은 바다를 입증하듯 바다체험장에서 바지락과 홍합, 굴 등을 캐기도 한단다. 체험 가능 시간은 돝섬해피랜드 홈페이지(http://dotseom.kr/) 커뮤니티-공지사항에서 확인할 수 있다.

둘레길 한 켠에는 소원을 빌 수 있는 돌부처가 있다.

이 곳은 최치원이 화살로 요괴를 물리친 장소라고 한다. 돝섬에 해상유원지가 만들어지기 전 이 섬에 살던 주민들은 이곳에서 기우제를 지냈으며 기우제를 지낸 곳의 샘은 주민들의 유일한 식수원이었다.

해양레포츠센터 옆에는 북극곰 동상도 보인다. 자연스레 지난해 10월 세상을 떠난 국내 유일의 북극곰 통키가 떠오른다. 통키는 1995년 돝섬 해상유원지에서 태어났으며, 1997년 에버랜드로 이주했다.

통키는 북극곰 서식지와 비슷한 환경의 영국 야생공원으로 이주를 앞두고 고령으로 갑자기 숨졌다.

둘레길 막바지에는 출렁다리가 있다.

삐걱거리는 소리는 나지만 1980년대 해상유원지 시절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아마도 그 출렁다리를 만들 당시를 감안한다면 색다른 시도였을 것이다.

하늘자전거, 바이킹 등 놀이시설이 사라진 돝섬 해상유원지를 떠올리며 옛 추억에 잠기게 하는 다리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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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레길 막바지에는 출렁다리가 있다. 삐걱거리는 소리는 나지만 1980년대 해상유원지 시절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경남신문/성승건기자

해발 52.8m 돝섬 정상은 돝섬 둘레길 곳곳에서 오를 수 있다. 선착장 옆 잔디광장(6천㎡)에서는 황금돼지길 420m를 걸으면 정상에 닿는다. 둘레길을 걸을 때 바닷바람으로 늦겨울 추위를 느낄 수 있었지만 정상에 오르는 동안 땀이 맺힌다.

황금돼지길 주변에는 동백나무길(300m), 매화나무길(200m)이 있으며, 정상 부근에는 최치원화살길(150m)도 조성돼 있다. 정상에는 노산 이은상의 가고파 시비가 있다.

국내 시 10편이 있는 숲속산책길로 내려오면 플라타너스에 작은 소나무가 자라는 모습도 볼 수 있다. 플라타너스에 소나무씨앗이 떨어져서 같이 자라는 것으로 보인다. 잔디광장 옆 쉼터에서는 돝섬의 1980년대부터 지금까지의 모습을 사진으로 만날 수 있다.

휴식공간으로 변한 돝섬의 평균 체류시간은 2시간이라고 한다. 11만2천㎡ 규모의 돝섬을 둘러보기엔 충분한 시간일지도 모른다.

외도나 장사도 같은 해상국립공원과 달리 돝섬은 마지막 배 운항 시간까지 얼마든지 머무를 수 있다. 특히 겨울이 아닌 봄부터 가을까지 세 계절 동안 수많은 꽃들이 돝섬을 장식하며, 벚꽃과 가을 단풍은 유명 관광지 못지않게 아름답다.

오는 19일 오후 2시 돝섬에서는 정월대보름 맞이 2019명과 함께하는 돝섬강강술래가 진행된다. 상품으로 순금황금돼지 1마리, 압력밥솥, 청소기 등 경품도 준비돼 있다.

경남신문/권태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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