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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내 학교 상당수 '3·1운동 유적지'… 대부분 몰랐다

공지영 공지영 기자 발행일 2019-02-27 제1면

관련 문헌 연구·조사등 어려움

"우리 학교에서 3·1운동이?"

3·1 운동 100주년을 맞아 전국이 기념행사로 들썩이지만, 경기도 내 학교 상당수가 독립운동의 거점 역할을 한 유적지임에도 정작 학생과 교사, 인근 주민들조차 제대로 알지 못해 경기도 지역사 연구의 씁쓸한 단면을 드러냈다.

올해부터 경기도교육청과 일부 지자체가 지역의 역사 발굴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여전히 구체적인 연구와 자료가 부족해 당장 학교 현장은 지역사 교육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도교육청이 지난해부터 3·1 운동이 일어났거나 관계된 학교를 조사해 가평초와 온신초, 광주초 등 10개교를 찾았다. 도 교육청 관계자는 "현재도 계속 조사 중에 있고 수 십여 개에 달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도 지역사를 다룬 문헌 등에는 1919년 3월부터 4월 초순까지 도내 만세운동 시위지가 200여 곳에 달한다는 추정치도 있다.

해당 학교들은 일제강점기 일본 헌병이 주둔한 주재소나 면사무소, 경찰서인 경우가 많았고, 민중 중심의 만세시위를 벌였던 경기도 3·1 운동의 특성상 식민지배의 상징이었던 이들 장소에서 격렬한 시위가 벌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부 학교는 이 같은 사실을 까마득하게 몰랐거나, 학교에 기념비가 세워져 있어 알았더라도 지역의 독립운동사와 관련해 체계적인 교육은 어렵다고 토로했다. 3·1 운동을 포함한 지역 근현대사의 문헌 연구와 인물·사건에 대한 구술조사 등도 부족하고, 지역사를 다룬 변변한 교재도 없어서다.

지난 22일 성남시 낙생면사무소(현 낙생고) 앞 만세운동을 재현한 낙생고 학생들도 최근에야 학교터의 역사를 알게 됐다. 지난해 말 도 교육청이 학교 정문에 안내판을 설치하면서다.

이를 주도한 교사 성원경 씨는 "안내판을 본 학생이 찾아와 내용을 물었지만 나조차 잘 알지 못했다. 이번 기회에 제대로 알려주고 싶어 수소문해 지역문화원과 연계, 독립유공자 후손들이 당시의 역사를 학생들에게 들려주는 교육을 진행했다"며 지역사 교육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공지영기자 jyg@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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