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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중년의 위기·(上)부실한 중장년 노후대책]은퇴하고 단순 노무직으로 등 떠밀리는 '5060세대'

김성주 김성주 기자 발행일 2019-04-02 제12면

72세 퇴직 희망하지만 '현실 49.1세'
생활비 필요해 20년간 일자리 찾아
일용직등 집중… 사회적 이슈 부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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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허리가 병들고 있다.

경험으로 무장하고 대한민국 경제를 이끈 중장년들이 일찌감치 후배들에게 자리를 물려주고 사회의 외곽으로 밀려나고 있다.

특히 내년부터 고령 인구에 진입하는 '베이비붐(1955~1963년생) 세대'는 '5060 신(新)중년'으로 각종 복지, 정책 등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되면서 안전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경인일보는 신중년의 위기와 정책적 대안을 3회에 걸쳐 모색해본다.

용인에 거주하는 박모(56)씨는 '위기의 신중년'으로 꼽히는 세대다. 그는 30대에 IMF금융위기를 겪으면서도 느낄 수 없었던 절망감을 최근에 느낀다고 말한다.

자영업을 하면서 맞은 IMF 사태에 한때 신용불량자로 내몰렸지만, 당시에는 '아직 젊다'는 자신감을 갖고 다시 일어설 수 있었다.

하지만 몇 년 전 아내의 건강이 나빠져 잠시 일을 쉬게 되면서 "생계도 막막한데 다시 일할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에 겁이 난다고 말한다.

아내의 병간호와 부모의 생활까지 책임져야 하는 시기, 또 '남부럽지 않게 키우고 싶은 욕심'과 달리 자녀에게 해줄 수 있는 게 없다는 현실이 무섭다.

박씨와 같이 신중년이라고 불리는 5060세대들은 저마다 처한 상황이 다르지만, 선배 세대와는 비교될 정도로 사회에선 자신의 입지가 좁아졌음을 느낀다는 데 입을 모은다.

실제 지난해 통계청의 지역별고용조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 중장년이 일자리에서 퇴직하는 연령은 49.1세(남자 51.4세·여자 47.1세)로 조사됐다. 반면 중장년의 은퇴희망연령은 평균 72세로 조사됐다.

50대 전후에 주된 일자리에서 퇴직한 뒤 20년간 또 다른 일자리를 찾아 나서는 것이다.

또 60대 이상의 직업이 단순 노무직이나 자영업, 일용직 등에 집중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는 점에서 신중년이 퇴직 후 얻는 일자리의 질이 낮다는 사실을 유추할 수 있다.

고용률도 40대가 78.9%, 50대가 77.65%인데 비해 60세 이상은 36.4%로 크게 떨어져 일자리를 두고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이들이 계속해서 경제활동에 나서는 가장 큰 이유가 '생활비에 보탬(59.0%)'이라는 설문결과를 보면 중장년이 얼마나 위기에 내몰렸는지 확인해볼 수 있다.

하지만 여전히 5060 신중년 세대에 대한 우리의 인식은 과거 '중장년 영광의 시기'인 경제 발전기에 머물러 있는 듯하다. 청년과 노년 문제 사이에서 중장년층은 각종 지원정책의 후 순위로 밀려나면서 '신음조차 못 내는' 신세다.

이에 경기도일자리재단 관계자는 "오래 일하고자 하는 중장년이 많은 것은 노후준비가 미흡하기 때문"이라며 "50대 이후 재취업하는 경우 대부분 단순노무직 등 저임금 근로자가 되기 때문에 질 낮은 일자리로 노후를 맞는다. 오늘날 중장년의 일자리 및 노후 대책은 청년실업 문제만큼이나 중요한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성주기자 ksj@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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