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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문화·관광 접목 '테마형 체험'

이진호 이진호 기자 발행일 2019-04-08 제10면

인천 중구, '개항장 미션'·'용궁사 답사'… 2019 생생문화재 사업

청일조계지 렉쳐콘서트 장소1
렉처콘서트가 열리는 청일조계지 계단. /중구 제공

인천 근대 문화유산이 몰려 있는 중구 '개항장'은 일제 강점기에 만들어진 근대 시설물과 당시 중국(청나라), 일본인들이 거주했던 공간이 잘 보존되어 있다.

인천 중구 개항장 일대에는 제국주의 국가들의 침략 흔적과 외국인들이 경계를 구분해 자신들만의 거주지역을 정했던 조계지 문화유산이 남아 있다.

1883년 개항 이후 각국의 상·공업 시설과 종교·교육문화시설들이 설립되면서 인천은 점차 국제도시로 변화했고, 그 중심 역할을 담당했던 곳이 바로 중구다.

중구는 방문 관광객을 위해 근대문화 유산과 역사를 직접 경험하고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중구는 올해 크게 두 개의 주제로 2019 생생문화재 사업을 기획했다.

첫째는 '중구를 번지점프하다'로 문화재를 활용한 시민 참여 프로그램이고, 다른 하나는 전통사찰인 영종도 용궁사 문화재를 살펴보는 '천년 고찰 용궁사에서 소원을 만나다'다.

독립자금을 마련하라 장소1
중구가 진행하는 게임 프로그램인 '독립자금을 마련하라'의 장소로 활용될 개항박물관(옛 일본제1은행 인천지점). /중구 제공

60분내 독립군 구출… 대표 기획
가면무도회·청일조계 렉처콘서트
근대 개항지 문예생태계 조성

■중구를 번지점프하다


이 행사는 3개의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대표 프로그램은 장소 미션 활동을 통해 참가자들이 주도적으로 답사를 진행하는 게임형 프로그램인 '독립자금을 마련하라'다. 내용도 흥미진진하다.

"5명의 독립군이 일본 순사에게 잡혀 있다. 순사들에게 잡혀 있는 독립군을 모두 찾아서 구출하고, 일본 은행 3곳을 점령해 독립자금을 마련해야 한다. 일본 순사의 눈을 피해 청·일조계지 계단을 통해 13도 대표자회의가 열렸던 장소이자 한성임시정부의 출발점인 만국공원(자유공원)으로 찾아가면 임무를 완수할 수 있다. 단, 임무 시간은 60분"이라는 이야기로 진행된다.

프로그램 진행은 먼저 3개 지점의 은행에서 도장을 받고, 배회하는 순사의 등에 숨겨진 5명의 독립군의 이름을 확인한 뒤 만국공원(자유공원)에서 마지막 도장을 받으면 임무를 완성하게 된다.

임무를 무사히 마친 사람은 기념품과 독립군 인증서를 받는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사람들에게는 사전에 임무 내용과 장소에 대한 설명과 함께 지도가 제공된다.

두 번째 프로그램은 '구락부 가면무도회'. 4월부터 10월까지 총 6회에 걸쳐 매월 마지막 주 토요일에 열리는 성인대상 프로그램이다.

구 제물포구락부에서 1시간 30분가량 열리는 이 무도회는 간단한 강의를 통해 제물포구락부에 대한 문화와 역사를 배우고, 지정된 나라의 사교댄스를 배운다. 어느 정도 춤이 익숙해지면 가면을 쓴 관람객이 무도회를 즐기는 순서로 진행된다.

세 번째 프로그램은 9월 7일 오후 7시에 열리는 '청일조계 렉처콘서트'다. 개항장 내 청일조계지 계단과 문화지구 야외교육장(대불호텔전시관 옆)에서 진행된다.

1900년대 대한제국과 일본, 청을 연결해주는 유일의 조계지 경계계단의 역사적 상징과 관련한 인문학 강의와 국내 음악가들의 콘서트를 감상하는 복합문화예술 프로그램이다.

렉처콘서트는 인천의 역사와 각 나라의 이야기를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기획했다. 시민 누구나 참여가 가능한 공연형 교육프로그램으로 새로운 지역의 문화예술 생태계를 조성할 것으로 기대된다.

소원을 기원하다
중구는 영종도 유일의 전통사찰 용궁사에서 인천공항을 통해 방문하는 외국인 여행객들에게 한국의 전통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소원을 말하다'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중구 제공

공항 방문 외국인여행객 주 대상
바라춤 배우고 소원빌기 첫 테마
불화·민화 그려보기 등 4개 주제

■천년 고찰 용궁사에서 '소원'을 만나다

전통산사문화재 사업은 영종도의 유일한 전통사찰인 용궁사의 문화재를 활용한 다채로운 콘텐츠를 담은 프로그램이다.

천년 고찰인 용궁사를 지역 관광 인프라로 활용해 지역의 문화를 활성화하기 위해 마련됐다. 특히 인천공항을 통해 방문하는 외국인 여행객들에게 한국의 전통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우리 전통문화의 우수성을 알리는 데 의미가 크다.

이 프로그램은 4가지 주제로 구성됐다.

불교의 전통 의례와 춤인 바라춤을 배우고 소원을 빌어보는 '소원을 말하다'가 첫 번째 테마다. 용궁사와 용궁사 느티나무에 담겨 있는 이야기 공연을 통해 지역 문화재를 즐길 수 있는 콘텐츠로 구성됐다.

특히 중요 무형문화재 제50호인 영산재는 참선, 수행, 깨달음에 있어 중요한 한국 불교문화로 상징된다. 영산재 의례는 부처가 인도의 영취산에서 법화경을 설법하던 모습을 재현했다.

두 번째 주제는 용궁사 전통 산사문화재 체험 프로그램 일부를 외국인에 맞춘 '우연히 만난 붓다'다. 인천공항 환승 외국인들에게 한국 전통문화를 알리는 데 초점을 맞췄다. 세 번째 주제는 '소원의 길을 걷다'인데 문화해설사의 역사 해설을 들으며 백운산 둘레길을 걷는 프로그램이다.

소원바위와 백운산 봉수대를 체험하고 영종도의 역사를 배우는 콘텐츠를 담았다.

네 번째 프로그램인 '소원을 그리다'는 구한말 흥선대원군의 용궁사 편액을 관람하고, 해강 김규진의 관음전의 주련, 용궁사 수월관음도를 감상하게 된다.

한국 전통 서예와 불화에 대해 배우고, 용궁사 설화와 연관 있는 민화를 직접 그려보는 내용으로 꾸몄다.

홍인성 중구청장은 "근대 개항기 모습이 간직된 중구를 찾아오는 관광객들에게 역사문화 중심도시인 중구의 '개항문화 미래도시' 이미지를 알리기 위해 이번 문화행사를 기획했다"며 "내·외국인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공연형 프로그램으로 지역의 문화예술 생태계 조성에 큰 변화를 불러올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진호기자 province@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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