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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비메모리 반도체 133조원 삼성전자의 '통 큰 투자'

경인일보 발행일 2019-04-25 제23면

삼성전자가 어제 '2030년 비메모리 세계 1위' 비전을 발표했다. 오는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분야의 연구개발(R&D) 및 생산기술 확충에 총 133조원을 투자하고, 전문인력 1만5천명을 채용하기로 했다. 메모리 반도체뿐만 아니라 시스템 반도체를 비롯한 비메모리 분야에서도 글로벌 1위를 달성하겠다는 것이다.

삼성의 이날 발표는 문재인 대통령이 이달 말 삼성전자 화성반도체사업장을 방문할 예정인 가운데 나온 것으로 관심을 끈다. 특히 정부가 비메모리 반도체, 미래 자동차, 바이오 등 3대 분야를 중점 육성 대상으로 선정해 정책 역량을 집중키로 했다고 발표한 후 나온 삼성전자의 투자계획이라 더욱 그렇다.

반도체는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해 발전 가능성이 높은 분야다. 중소기업과의 연계를 통한 동반성장 및 일자리 창출도 기대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화성캠퍼스의 신규 EUV(극자외선) 생산설비를 활용해 생산량을 늘리는 한편 신규 설비투자도 계속 진행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기술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시스템 반도체 전문인력 1만5천명을 채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계획이 실행되면 오는 2030년까지 연평균 11조원의 R&D·시설 투자가 집행되고, 생산량이 늘어남에 따라 42만명에 달하는 간접 고용유발 효과가 발생할 것이다.

세계 반도체시장에서 삼성과 SK하이닉스의 메모리 반도체 점유율은 약 60%에 달한다. 하지만 최근 반도체 수출이 급격히 감소하면서 우리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주고 있다. 이런 와중에 나온 삼성전자의 투자 발표는 우리 경제에 활력소를 불어넣을 것이다. 특히 비메모리 반도체의 수요는 5세대 이동통신 상용화와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자율주행 등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걱정은 기업투자의 발목을 잡고 있는 정부의 지나친 규제다. 정부는 말로만 규제혁파를 주창했지만 제대로 된 게 하나도 없다. 오죽하면 삼성전자가 평택 반도체공장 가동을 앞두고, 말썽을 빚던 송전선로 건설 지중화 비용 750억원을 자체 부담했겠는가. 정부가 할 일을 기업이 스스로 해결한 것이다. 수소차 충전소도 마찬가지다. 충전소를 확충하기 위해서는 각종 규제 때문에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삼성전자의 대규모 투자가 빛을 발하기 위해선 정부가 나서 규제를 개혁하고 인재 육성에 버팀목이 돼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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