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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의 얼굴·(11)]가천대 길병원 조진성 응급실장

윤설아 윤설아 기자 발행일 2019-05-22 제1면

오늘도 목숨 걸고 하늘을 나는 의사… '닥터헬기 소음은 생명 살리는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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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용국기자 yong@kyeongin.com

전국 첫 운행 2011년부터 자리 지켜와
"기피 부서지만 진짜 의료서비스 소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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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살리는 일보다 더 소중한 일이 또 있을까요.

인천의 가장 큰 특성은 바다와 섬입니다. 뱃일은 거센 파도만큼이나 거칩니다. 목숨을 내걸어야 할 정돕니다. 촌각을 다투는 환자가 많게 마련입니다.

아무리 빠른 배를 타더라도 기회를 놓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하늘을 나는 응급실, 닥터헬기가 있어 인천 앞바다의 섬 주민들은 안도합니다.

2011년, 전국 최초로 인천 하늘에 닥터헬기가 떴습니다. 조진성(43) 가천대 길병원 응급실장은 그때부터 지금까지 닥터헬기를 떠나지 않고 있습니다.



작은 헬기에 탄다는 것은 바이킹 탈 때보다도 더 무서운 일입니다. 고소공포증이 있는 의사들은 엄두도 내지 못하지요.

닥터헬기는 당직의사 10명이 돌아가면서 탑니다. 헬기는 웬만한 응급실이 갖추고 있는 장비들을 싣고 있습니다.

2012년, 100번째 닥터헬기 이륙 때가 생각이 납니다. 네 살 여자아이가 강화도에서 물놀이 사고를 당했습니다. 20분만에 도착한 학교 운동장에는 아이가 의식을 잃고 사색이 되어 있었습니다.

심폐소생술을 여러 차례 해야 했습니다. 10여 분이 지나서야 심장이 뛰었습니다. 헬기에 태워 이송하는 내내 '꼭 살아야 한다'고 되뇌었습니다.

그 아이는 다행히 1주일 가까이 지나서 건강하게 퇴원했습니다. 벌써 초등학생이 되었겠네요. 이처럼 닥터헬기가 아니면 살릴 수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충남 일부 지역까지, 사고를 당한 참으로 많은 사람들이 닥터헬기를 타고 살아났습니다.

닥터헬기는 사람을 살리는 필요 장비인데 어떤 이들은 그 소리가 싫다고 귀를 막습니다. 헬기가 오르내리는 계류장을 군부대로 옮겼는데도 병원 근처 주민들은 이따금 소음 민원을 제기합니다.

내 가족이 사고를 당해 닥터헬기를 타야 할 경우에도 그 소리가 시끄러울까요. 닥터헬기 프로펠러 소음은 생명을 살리는 빛의 소리입니다.

어릴 때 동의보감을 읽고 의사의 꿈을 키웠다는 조진성 응급실장은 응급의학과는 의사들이 기피하는 부서이지만 진짜 의료 서비스를 한다는 생각에 참아냅니다.

헬기 소리를 '오늘도 누군가 살아난다'며 기쁘게 여겨주세요. 그게 힘이 됩니다.

글/윤설아기자 say@kyeongin.com 사진/김용국기자 yong@kyeongin.com

※'인천의 얼굴'을 찾습니다. (032)861-3200이메일 : say@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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