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할머니가 해주던 시골김치, 우리가 지켜야할 맛"
김순자 (주)한성식품 대표이사가 "한식의 중심인 전통 김치를 우리 스스로 지켜 나가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
또 2012년부터 대한민국김치협회 회장을 6년간 맡아 '김치 세계화'에 이바지했다.
요즘은 김치를 담가 먹는 집들도 줄고 김치를 담가도 그 양이 확실히 줄었다. 이에 김 대표는 국민들이 점점 전통김치의 맛을 잊어버리진 않을까 걱정했다.
집에서 담근 김치 맛을 모르고 자란 젊은 세대가 혹여 중국산 김치 맛에 익숙해져 김치 종주국이란 말이 유명무실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김순자 (주)한성식품 대표이사가 전통 김치 담그기를 시연해 보이고 있다. |
이에 김 대표는 "우리가 먹는 국의 염도가 평균적으로 2.3%에서 2.6% 수준이지만 시중에서 판매하는 김치 염도는 1.6%에서 1.8% 수준"이라고 말했다.
즉 김치가 짠 음식의 대표주자로 자리매김한 지금 상황을 이해할 수 없다는 게 김 대표의 반응이다. 저염을 강조하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애꿎은 김치가 표적이 됐다는 것이 못내 아쉽다.
하지만 김 대표는 과정을 건너뛸 수 없다며 일언지하에 거절했다. 그에게 시간과 과정을 생략한 김치란 없었다.
김 대표는 "원재료가 되는 재료를 소금에 절여 수분을 밖으로 내보내면서 섬유질 관에까지 간이 밴 것을 저온에서 천천히 숙성시켜 유산균들이 나온 게 한 것이 바로 김치"라고 정의 내리면서 "1~2일 자고 난 뒤 완성되는 김치는 없다"고 못 박았다.
이어 "전통방법을 고집하면 공정이 많아지고 인건비가 올라갈 수밖에 없다. 때로는 내가 무식한 게 아닌가 생각이 들지만 요즘 맛을 내기 위해 김치에 넣는 화학조미료나 설탕량을 보면 가슴이 떨려서 넣을 수 없다"고 말했다.
조미료가 들어간 김치를 만들 바에야 차라리 김치를 팔지 않겠다는 김 대표의 당당함, 내가 먹을 수 없는 김치는 만들지도 팔지도 않겠다는 고집스러움이 엿보였다.
그러나 김 대표는 감사하게도 외국에서 김치 붐이 일었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했다.
그러면서 김 대표는 10년 전 미국에서 김치 전시를 할 때만 해도 냄새가 심하게 난다며 괄시받던 시절이 있던 적을 회상하기도 했다. 하지만 현재 '한국 김치'가 왔다며 환영한다는 해외 분위기를 전했다.
김 대표는 해외에선 김치가 '건강에 좋다', '미용에 좋다', '다이어트 식품'이라며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그는 "중동 아부다비에 있는 여학교에서 김치 체험을 한 적이 있었는데 반응이 무척 좋았다"면서 "우리 김치가 입점해 있는 백화점에서 최고 VIP 30명을 대상으로 김치 체험을 시켜줬는데 반응이 뜨거웠다"고 설명했다.
점점 세계적인 호응을 얻고 있는 김치가 유독 한국 사람에게 멀어지는 모습을 보면서 김 대표의 마음이 편할 리 없었다.
정부와 언론매체 등 범국민적인 차원에서 김치의 위상을 올린다면 제빵학과가 생기듯 김치 학과의 신설도 환상은 아니라고 단언했다.
김 대표는 "김치는 한식의 중심인데 우리가 스스로 김치를 귀히 여겨야 세계인들도 중국산·일본산 김치 대신 한국 김치를 선택할 것"이라며 "온갖 재료들이 다 들어가 있는 건강식품인 김치다. 이런 강점을 언론매체와 정부에서 홍보하는 등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대담/신창윤부장 shincy21@kyeongin.com 글·사진/박보근기자 muscle@kyeongin.com
■김순자 대표이사는?
▲ 1954년 출생
▲ 1986년 (주) 한성식품 설립
▲ 2000년 국무총리 표창
▲ 2007년 김치명인1호
▲ 2011년 농림축산식품부 식품산업진흥심의 위원
▲ 2012년 김치명장1호
▲ 2012년~2018년 대한민국김치협회 회장
▲ 2012년 고용노동부 국가기술자격 정책심의 위원
▲ 2012년 김순자 명인 김치 테마파크 원장 (김치교육훈련기관 1호)
▲ 2013년 농림축산식품부 농산물 수급조절 위원
▲ 2017년 금탑산업훈장 수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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