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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만에 첫 수출허가… 日, 국제비난 의식 교란작전 펴나

황준성 황준성 기자 발행일 2019-08-09 제2면

韓규제 핵심소재 3종 중 처음 승인
개별허가 추가 미지정 연이은 숨통
백색국가 배제기조 유지상황 지적
"명분쌓기 의도… 입맛대로 가능"


일본 정부가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의 포문을 연 반도체 핵심소재 3종 중 포토레지스트(감광제)에 대해 한 달여 만에 수출을 승인했다.

반도체의 핵심소재인 만큼 수급에 숨통이 다소 트였지만, 일본이 공세 수위를 낮췄다기 보다는 글로벌 수출 시장을 어지럽힌다는 국제적 비난을 피하기 위한 교란작전으로 분석된다.

8일 이낙연 국무총리는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정현안점검회의에서 "일본정부가 수출 규제 3개 품목 중 하나인 극자외선(EUV) 포토레지스트의 한국 수출을 처음으로 허가했다"고 말했다.



이날 복수의 일본 언론에서도 포토제리지스트 수출의 첫 허가가 나왔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물량은 삼성전자가 신청한 물량으로 전해진다. 삼성전자는 해당 물량이 실제로 수입되면 즉각 필요한 절차를 거쳐 파운드리 생산시설인 화성캠퍼스 S3 라인의 EUV 기반 최첨단 공정에 투입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으로선 전날 일본이 화이트리스트 배제를 발표하면서도 '개별허가' 품목을 기존의 소재 3종 외 추가로 지정하지 않은 것에 연이은 숨통 트임이다.

또 일본은 삼성전자 중국 시안 메모리 반도체 공장이 수출 규제 이전인 지난 6월에 신청한 불화수소에 대해서도 수출을 허가했다.

물론 일본은 전략물자로 사용되지 않고 수출 규제 이전에 신청한 사안이라며 이번 허가에 대해 별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있지만 국내 반도체 등 IT·전자업계는 심사를 통과해 수출이 승인이 됐다는 것만으로도 호재로 받아들이고 있다.

개별허가의 경우 최대 90일 정도 심사가 걸려 빨라도 10월 초에나 첫 허가가 날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다만 일본이 한국에 대해 화이트리스트 배제 기조를 유지하는 상황인 만큼 한국을 고려한 조치라기보다는 국제 사회를 의식한 교란작전이라는 게 업계의 지배적인 시각이다.

국제 관계에 따른 중간재 조달에서 불확실성이 가장 큰 문제라는 이유에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번 수출 허가는 일본의 '명분 쌓기'로 받아들이고 있다"면서 "한국에 대해 정상적으로 수출 허가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한 의도이지만 거꾸로 말하면 '입맛대로' 허가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가장 큰 문제는 불확실성"이라면서 "일본이 갑자기 소재 수출 규제라는 횡포를 저지른 데 이어 일부 소재 수출을 허가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업계 혼란은 더 커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황준성기자 yayajoon@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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