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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렷·경례 대신 공수·인사, 수학여행 대신 문화탐방" 경기도교육청 일제잔재청산프로젝트 실시

공지영 공지영 기자 입력 2019-08-22 19:05:33

"차렷·경례 대신 공수·인사, 수학여행 대신 문화탐방으로 바꿔 말해요"

경기도교육청이 도내 학생과 교사들과 함께 '학교생활 속 일제 잔채 청산 프로젝트'를 진행해 일상 속에 숨겨진 일제 용어 및 관습 등을 발굴하고 대안을 모색했다

3.1운동과 대한민국임시정부수립 100주년을 기념한 이번 프로젝트는 도내 초중고 160개교 학생들이 참여했는데 2주에 걸쳐 312건의 의견을 받아 '학교생활 일제 잔재 청산 프로젝트 TF'팀이 분석해 결과를 도출했다. TF팀은 도내 역사 전문교사 7명으로 구성됐다.

이번 조사에서 도출된 학교 일제잔재의 유형은 '명칭 및 용어'와 '학교문화·교육과정' '학교상징물·구조·제도' 등의 영역으로 나눴다.



학교현장에서 흔히 사용하는 명칭에 '반장· 부반장'이 일제 잔재로 꼽혔다. 일제강점기에 성적이 가장 우수한 학생을 담임교사가 급장 혹은 반장으로 지명해 담임교사의 대리자로 활동시켰다는 것이다. 학생들은 이를 회장과 부회장, 학급대표 등으로 바꿔야 한다는 대안을 제시했다.

초등학생들이 일제잔재로 손꼽은 '파이팅'은 응원구호가 아니라 일제강점기 당시 일본군이 출전할 때 썼던 구호라는 지적이 나왔다. 쌍령초등학교 학생들은 "의미없이 생활 속에서 습관처럼 사용되지만 이것이 잘못된 가치관으로 자리잡아 사회의 문화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청산의 대상이라고 생각한다"고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학생들은 구령대와 조회대도 일제 군국주의의 잔재라고 지적했다. 학교에서 가장 권위가 높은 교장이 구령대에 서 학생들을 아래에 줄지어 놓은 모양새가 일제 군국주의를 상징한다는 것이다. 학생들은 구령대나 조회대를 학생 휴식공간이나 문화공간으로 재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교육청은 이 프로젝트로 발굴된 14개의 일제잔재물을 표본삼아 각 학교에서 지속적으로 생활 속 일제잔재 청산을 위한 토론 및 연구를 지속할 수 있도록 안내하겠다고 밝혔다.

이 프로젝트를 주관한 이정현 민주시민교육과 장학관은 "당장 일제잔재를 청산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학생들이 일제 잔재 문화를 발굴하고 고민하는 과정이 중요하며 자연스럽게 지난 역사를 배우고 발전시키는 교육이 될 것"이라며 "학교 및 학부모 협의회, 학급회의 및 동아리 활동, 학생자치회 등 다양한 학교 구성원들이 자유롭게 이를 토론하고 공감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도록 유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지영기자 jyg@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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