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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리뷰]경기도어린이박물관 '다 같이 놀자, 동네 세 바퀴'
강효선 발행일 2019-10-04 제14면
어른은 모르는, 아이들의 '놀이'에 빠져들다
슬라이드놀이터_Endless Slide_권형표
권형표 作 '슬라이드놀이터'./경기문화재단 제공

초등 3~5학년생 '자문단' 구성
설문 바탕 놀이공간 작품 제작
실내·외 자유롭게 오가며 관람
동네별 '놀세권' 살펴볼 기회도


어린시절 동네 곳곳 모든 장소가 놀이 공간이었다.

골목길을 뛰어다니며 술래잡기를 했고, 나뭇가지와 돌멩이를 주어 흙과 땅바닥에 그림을 그리며 놀기도 했다. 이렇게 동네 한 바퀴를 돌면 어느새 하루가 훌쩍 지나갔다.

생각해보면 당시 동네는 아이들에게 안전한 놀이공간을 제공해줬고, 아이들은 이런 동네를 잘 활용했다.

그러나 도시가 개발되고 고층 건물들이 들어서면서 많은 것이 변했다. 동네는 점점 더 차가워졌고, 아이들에게 더 이상 흥미로운 요소와 안전한 놀이공간을 선물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아이들이 놀 수 있는 곳은 점점 줄어들었고, 어른들도 '놀이'를 생각하기 보다 '교육'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경기도어린이박물관은 이런 '놀이'에 대해 생각해보는 기획전시를 준비했다.

놀이와 배움에 대해 연구하는 씨프로그램과 건축, 디자인, 예술의 경계 없는 공간을 추구하는 소다미술관과 공동기획한 '다 같이 놀자, 동네 세 바퀴'는 아이들이 더욱 즐겁게 놀 수 있는 환경에 대해 고민하고 전시로 풀어냈다.

이번 전시는 어린이 눈높이에 맞춰 구성했다. 실제 경기도에 거주하는 초등학교 3~5학년으로 구성된 '어린이자문단'과 요즘 아이들은 무엇을 하며 놀고 있는지, 더 즐겁게 놀기 위해 무엇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지 등에 대해 사전 설문 조사를 진행, 이를 바탕으로 놀이에 대한 아이들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담아냈다.

전시장은 독특하게 구성됐다. 미로를 콘셉트로 한 세 개의 투명 파빌리온 구조물을 배치하고, 이 안에서 자유롭게 놀며 전시를 관람할 수 있도록 했다.

가장 먼저 들어간 '놀이로 1-1' 공간은 놀이에 대한 어린이들의 생각과 놀기 좋은 동네에 대한 설문 조사 결과를 담았는데, 이곳은 아이들을 위한 공간보다 부모를 위한 곳 처럼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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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웅 作 '모래놀이터'./경기문화재단 제공

놀 공간이 없어서, 학원에 가야 해서, 뭘 하고 놀지 몰라서 등 '놀이'에 대한 아이들의 솔직한 생각이 담긴 글들은 아이들의 놀 권리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한다.

이어 아이들의 설문을 바탕으로 총 5팀의 엄마, 아빠 건축가가 브릭(작은블록)으로 표현한 11개의 놀이공간 작품과 각각의 작품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친구들과 함께 뛰어놀기 좋은 동네'를 감상할 수 있다.

'놀이로 2'에서는 자신이 살고 있는 동네의 놀이 공간을 진단한다.

기계에 주소지를 입력하면 인근 1km까지 지도가 출력돼 나오는데, 아이들은 여기에 놀이 도장을 찍고, 동네 놀이 공간을 살펴보는 시간을 갖는다. 마지막 '놀이로3'에서는 브릭을 이용해 자신이 원하는 놀이 공간을 자유롭게 만들어 볼 수 있다.

박물관은 전시장 뿐만 아니라 야외공간도 꼼꼼하게 활용했다. 기획전시실과 연결된 야외공간 '꿈자람터'에는 놀이박스를 배치하고, 아이들이 놀이도구를 이용해 신나게 뛰어놀 수 있도록 조성했다.

이번 전시는 내년 8월 30일까지 이어지며, 자세한 사항은 경기도어린이박물관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 가능하다.

/강효선기자 khs77@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