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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청소년들에게 단단해질 수 있는 기회를

이아름 발행일 2019-12-03 제23면

안성경찰서 이아름 경장
이아름 안성경찰서 경장
모든 것에는 깨진 틈이 있다. 어린 시절을 돌이켜보면 즐거웠던 시간만 있었나. 딱히 그런 것 같지는 않다. 인생에서 누구나 한 번씩 실수를 저지를 때가 있다. 가끔 아이들이 이야기한다. 자기가 사는 세상이 어떤 곳인지. 어른들이 생각하는 곳과는 얼마나 다른지. 그렇게 아이들은 자기만의 세상 속에 갇혀 한순간의 실수로 의도하지 않은 방향으로 흘러가는 경우가 종종 있다.

경찰청에서는 경미한 범죄를 저지르거나 경제적 빈곤 등 환경적인 요인에 의해 범죄에 노출되기 쉬운 청소년들에게 다시 한 번 기회를 주고자 경찰서별로 선도심사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 선도심사위원회 위원은 경찰서장을 비롯해 지자체공무원, 교사, 청소년상담사 등 지역사회 청소년 전문가로 구성돼있다.

위원회의 역할은 크게 '처분결정'과 '지원결정'으로 나뉘어있다. 처분결정은 만 14세 이상 19세 미만의 청소년이 죄질이 경미한 범죄를 저지른 소년범에 한해 상습성, 재비행 위험성, 반성의 정도 등 종합적으로 판단해 훈방하거나 즉결심판 청구를 하고 있다. 처벌조항에 벌금형이 없거나 집단·상습·보복·성범죄 등 죄질이 나쁜 사건의 경우는 제외하고 있다. 지원결정은 소년범, 범죄 피해 청소년, 가출팸 등 사회적 지원이 필요한 청소년에게 범죄 환경에 노출되지 않게 생활용품 지원, 심리상담, 법률지원 등 맞춤형 지원을 통해 범죄를 예방하고 있다. 올해 안성경찰서는 학생 20명에 대해 즉결심판 청구, 경제적 지원, 심리상담, 진로상담, 멘토 지정, 유관기관 연계 등 다양한 지원을 했고, 다른 사회기관과도 협의해 가능한 많은 도움을 주고자 하고 있다.

벽에 막힌 듯한 느낌을 받았던 아이들이 선도심사위원회를 통해 충분히 잘못된 점에 대해서 알게 되고 한 번 더 기회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이 경찰관에게는 가장 큰 위안이다. 선도심사위원회가 더욱 활성화돼 아이들이 꿈을 포기하지 않고 성장하면 좋겠다.



/이아름 안성경찰서 경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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