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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원사업 '해외청년가 양성' 발전 당부… 정재계 인사들 '소박한 마지막길' 추모

김동필 김동필 기자 발행일 2019-12-11 제3면

수원서 '눈 감은' 김우중 前 대우그룹 회장

조문 행렬 이어지는 김우중 전 회장 빈소<YONHAP NO-3532>
10일 오후 수원시 아주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빈소에 조문객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김도우기자 pizza@kyeongin.com

건강악화 11개월간 입원·유언없이 가족앞 영면
'지원 하되, 간섭 않는다' 원칙 아주대 성장 밑거름


10일 오전 수원시 영통구 아주대학교 병원 장례식장 1호실. 환하게 미소 짓는 영정과 함께 '김우중'이란 이름이 새겨진 위패가 놓였다.

빈소는 고인이 설립한 아주대학교의 부속 종합병원인 아주대병원 장례식장 1호실에 마련됐다.

김 전 회장은 건강악화로 지난해 말부터 11개월간 입원치료를 해왔다.



따로 연명 치료는 받지 않았다. 지난 7일부터 급격히 병세가 악화했고, 전날 밤 부인과 손주까지 모든 가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편안하게 영면에 들었다고 한다.

건강 악화로 정상적인 대화가 힘들었던 까닭에 김 전 회장은 별도 유언은 남기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장병주 대우세계경영연구회 회장은 빈소에서 "지난주 토요일부터 급격히 건강이 나빠지셔서 특별히 남긴 마지막 말씀은 없었다"며 "평소에 어려운 상황에서도 마지막 숙원사업으로 진행하던 해외 청년가 양성 사업을 유지·발전시키라는 말씀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김 전 회장은 투병 중에도 주변 사람들을 못 알아볼 정도는 아니었다고 한다. 마지막 순간에도 의식은 있었다고 장 회장은 전했다.

이날 오전 11시 30분께 김태구(81) 임원상조회 대우인회 회장(전 대우자동차 회장)이 기자들과 만나 고인에 대한 얘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지난 1973년 김 전 회장과 처음 인연을 가진 김태구 회장은 "김 전 회장은 언제나 일을 하던 사람이었다"며 "직원을 생각하며 언제나 희생을 강조했다"고 회상했다.

장례는 천주교식으로 진행된다. 김 전 회장의 평소 뜻대로 비교적 소박하게 치러진다. 유족들도 부의를 받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정계 인사들과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등 재계 인사들, 대우 계열사, 문화 예술계 인사들이 보낸 조화가 속속 들어왔다. LA 다저스에서 뛰고 있는 류현진 선수도 조화를 보내왔다.

첫 조문객은 박형주 아주대 총장이었다. 이후에도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 이재정 경기도교육감,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등 정·재계 인사들의 추모도 이어졌다.

아주대학교는 지난 1977년 김 전 회장이 "교육 사업을 통해 기업 이윤을 사회에 환원하고, 시대가 요구하는 고급 인력을 키우겠다"며 사재를 출연해 대우학원을 설립하고, 인수한 대학이다.

김 전 회장은 아주대학교를 인수한 초기부터 대학의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하기 위해 "지원은 하되, 간섭은 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견지했다.

이에 따라 1999년 대우그룹의 해체에도 아주대학교는 재정적으로 타격 없이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고, 교직원들도 김 전 회장에 대한 존경심이 매우 강한 편이다.

김 전 회장이 마지막으로 대중들 앞에서 메시지를 남긴 것도 아주대학교에서다. 지난 2014년 9월 16일 아주대학교에서 '김우중과의 대화-아직도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라는 책의 저자 초청강연에 참석했다.

이런 인연에 아주대학교 교직원과 의사, 아주대학교 축구부 학생들 40여명 등 여러 관계자들이 빈소를 찾아 고인을 추모했다.

영결식은 12일 오전 8시 아주대병원 별관 대강당에서 치러진다. 장지는 김 전 회장의 모친 선영이 있는 충남 태안군에 마련된다.

/김동필기자 phiil@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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