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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 夜 고궁 음악회' 음표 대신 마침표 위기

김영래 김영래 기자 발행일 2020-02-18 제14면

낭만 夜 고궁 음악회
수원 야행에 오케스트라 공연을 접목한 '낭만 夜 고궁 음악회'. /수원문화재단 제공

수원 야행에 오케스트라 공연 접목 찬사
연주자 100여명 설 무대 적어 '취업전선'


지난 2017년부터 매년 20만명 가까이 찾는 수원 '화성(華成)'을 무대로 한 밤빛 축제인 '밤빛 품은 성곽 도시, 수원 문화재 야행'에 지난해부터 오케스트라 공연을 접목한 '낭만 夜 고궁 음악회' 가 시행 1년만에 중단 위기를 맞았다.

'수원 야행(水原 夜行)'은 화성행궁·행궁동 공방길 등지에서 오후 6시부터 11시까지 8야(夜)를 주제로, 펼쳐지는 문화재 체험 프로그램이다. 지난 2017년 관광객 19만2천500여명, 지난해 18만8천400여명이 찾은 수원 문화재 야행은 여름철 수원시 대표축제로 자리매김했다.

이 같은 인기에 지난해에는 화성 행궁을 무대로한 '낭만 夜 고궁 음악회'가 탄생했다.



이 음악회는 수원문화재단의 후원으로 수원지역 민간 음악 단체 '(사)수원 음악진흥원(Music Institute of Suwon·이하 MIOS)'이 주최해 외국인 관광객은 물론 시민들에게도 큰 찬사를 받았다.

그러나 최근 소속 연주자들이 악기를 놓아야 할 처지에 놓였다. 10여년간 이어온 국내·외 연주 봉사활동도 지난해부터 중단했다. 100여명의 프로 연주자들이 설 무대(살성공연 등)가 적어 생업을 위해 취업전선으로 내몰리기 때문이다.

지난 2010년 화성 성곽을 순회하는 오케스트라 공연도 기획했지만 2년 만에 손을 놓아야 했다. 지자체의 예산이 아마추어 연주자에 맞춰져 있었기에 생업을 함께 걱정해야 하는 프로 연주자들의 희생이 컸기 때문이다. 올해 예정된 '낭만 夜 고궁 음악회'도 큰 걱정이다.

서민과 관광객들을 위한 공연이다보니, 입장료 수익으론 단원들의 출연료를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다.

상설공연 없이는 봉사활동이란 희생만 따를 뿐이다. 오케스트라라는 특수한 단체이긴 하지만 지자체로부터 상설공연장을 지원받는 것은 특혜소지가 따를 수 있다.

공연이 사라지고, 후원 및 수익금까지 줄어들면서 저소득층 예술교육지원 및 저개발국가 문화예술 교육지원 등 그간 수익금을 통해 해왔던 공익사업마저 중단될 위기다. 실제로 지난해 캄보디아 수원마을 문화예술교육은 한 차례 쉬기도 했다.

MIOS 최혜영 원장은 "음악이 주는 감동이 수원 화성과 접목되면 관광도시 수원화성을 더 빛낼 수 있다"며 "수원 화성의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연주를 통해 시민과 함께 호흡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영래기자 yrk@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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