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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 따라 오락가락하는 '저학년 온라인개학'

공지영 공지영 기자 발행일 2020-04-13 제7면

교육부, 스마트기기 사용 놓고 입장 보도후 바꿔… 현장 혼란 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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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경기도 성남시 한 주택에서 초등학교 4학년 어린이들이 온라인 수업을 준비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9일 고3과 중3을 시작으로 16일에는 중·고 1∼2학년, 초등 4∼6학년, 20일은 초등학교 1∼3학년이 순차적으로 원격수업에 들어간다. /연합뉴스

 

교육부가 초등학교 저학년의 온라인 개학 대책을 두고 지역과 학교현장의 목소리를 제대로 듣지 않은 채 여론의 분위기에 따라 수시로 변경하면서 현장의 혼란만 가중되고 있다.

지난달 31일 교육부가 처음 온라인개학을 발표할 때만 해도 다른 학년과 마찬가지로 스마트기기를 활용해 쌍방향 및 단방향 온라인 수업을 진행키로 했지만, 6일 돌연 초등학교 1, 2학년에 대해 EBS TV 채널로 온라인 수업을 전면 전환했다.

스마트기기에 장시간 노출되는 위험과 학부모 등 조력자가 필요하다는 부담 등으로 여론이 좋지 않아서다.

교사들은 "언론보도를 통해 우리가 교육부의 변경된 방침을 일방적으로 통보받아야 하냐"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또 교육부가 언론 등을 통해 '초등학교 1, 2학년은 스마트기기 없이 TV시청으로 대체한다'고 알린 것과 달리, 속사정도 다르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1, 2교시만 EBS 2TV를 통해 수업을 진행하고 3, 4교시는 학급별로 원격수업을 하도록 해 결국 학교에서 온라인을 활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또 학습시간표도 EBS 편성표에 따라 전부 변경해야 하는데, 성남의 한 초등학교 저학년 담임을 맡은 A교사는 "수요일(8일)에 온 교육부 공문에는 국어, 수학만 방송편성이 돼 있었는데 다음날 받은 공문에는 EBS 방송편성표에 통합교과, 안전 등이 담겨있어 다시 시간표를 구성해야 했다"며 "차라리 아무것도 안하는 게 나을 것 같다"고 토로했다.

또 교육부의 일방적인 TV시청 방침에 초등학교 저학년의 스마트기기 대여도 후순위로 밀렸다. 경기도교육청만 해도 1, 2차 스마트기기 수요조사에서는 학년 구분 없이 신청을 받았지만, 3차에선 초등학교 저학년이 빠졌다.

하지만 3, 4교시 수업을 위해선 결국 스마트기기가 필요해 도교육청은 학교 및 각 지역교육청에서 대여하는 방안을 구상해 오는 13일까지 보급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서 교육청도 답답하긴 마찬가지다. 학교마다 다른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마치 모든 학교에 일괄 적용되는 것처럼 교육부 대책이 쏟아지면서 현장의 민원이 늘어서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어느 시도교육청도 지금 알려진 것처럼 무조건 1, 2교시 방송으로 봐야한다고 못박은 곳은 없을 것이다. 온라인학습이 힘든 학교의 대안으로 생각하면 된다"며 "교육청과 지역교육청, 학교들이 상황에 맞춰 스스로 잘 준비하고 있다. 혼란을 겪는 학교들에 '준비하던 대로 차분히 하면 된다'고 안심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지영기자 jyg@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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