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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누굴위한 중투위 심사인가

김영래 김영래 입력 2020-09-09 13:2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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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래 사회부장
학교 설립이나 증축을 최종 승인하는 국가기관인 교육부 중앙투자심사위원회(이하 중투위)의 판단이 옳은 것인가 아니면 지역 교육현안을 담당하는 경기도교육청의 행정 오류인가.

경기도교육청이 올해 2차로 교육부에 신설이나 증축을 요청한 학교 7곳 중 3곳만 승인을 받아 절반 이상의 학교가 또다시 고배를 마셨다.

도시 개발이 많은 경기도에서 학교설립문제는 현안이 된 지 오래지만, 최종 단계인 교육부 중투위 심사에서 연거푸 떨어진 지역이 매번 발생하면서 '도시만 개발하고, 학교 설립은 어려워진다'는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도교육청이 최근 교육부가 실시한 '2020년 정기 2차 중앙투자심사'에서 심사에 부친 학교 7곳 중 3곳만 승인을 받았다. 이 중 평택 고덕1초와 양주 옥정6초 2곳은 '적정'이고, 광명 도덕초는 개발 사업자 시행지와 공사비 증액 부분에 조합부담을 명시하는 조건으로 '조건부 승인' 의견을 받아 겨우 통과했다.



반면 중투위 심사에서 떨어진 4개 학교는 신규 설립 수요 부족 등의 이유로 재검토·반려 의견을 받아 결국 탈락했다.

특히 지난 2017년부터 중투위에 계속 상정한 시흥 대야3초는 지난해 반려 판정을 받았고 이번에는 재검토 의견을 받았다. 교육부는 타당성 조사 검토 보고서와 신청서의 내용이 달라 사업계획 확정 후 재상정하라는 의견을 냈다.

문제는 택지개발과 학교는 공동 추진돼야 하지만 실정에선 그렇지 못하다는 데 있다.

교육청 표현으로 이번 2차 중투위 심사 역시 '우선적으로 꼭 돼야하는 곳'에 집중하기 위해 전략을 썼다. 그러나 그 결과는 절반 이상이 '또' 탈락이었다.

한 예로 시흥 목감1중의 경우 '시흥목감 공공주택지구 조성사업'으로 지난 2018년 조남중학교와 함께 개교 예정이었지만, 설립 수요 부족과 학구통합 이유로 연달아 중투위에서 탈락했다.

이로 인해 목감지구 서쪽에 거주하는 학생들은 30분가량 버스를 타고 등하굣길에 오른다. 조남중은 과밀학교 상태라 현재 리모델링을 통한 학급증설이 이뤄지고 있는 곳이다.

시민들은 반발하고 있다. 학부모들은 "분양 당시에 중학교 2곳이 생긴다고 했지만, 현재 아이들에게 거짓말을 한 꼴이 됐다"고 반발한다.

현장 행정을 책임지는 지역 교육지원청도 교육부의 중투위 심사에 대해 신뢰를 하지 않는다.

시흥교육지원청 관계자는 경인일보 취재에서 "목감지구만 보면 1만2천여가구가 입주했고 신도시로 영유아 발생률도 높아 신설 수요가 있다고 본다"며 "현장에서 생각하는 것과 교육부에서 생각하는 것이 많이 다른데, 교육부에서 승인을 내지 않아 신설 자체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학구 분리 추진과 초·중 통합학교 설립 필요성 등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상황도 연출되고 있다.

시화 MTV내 시화1초·중 통합학교 사례다. 초·중을 통합하는 새로운 학교 방식도 중요하지만, 그로 인한 피해도 고려되어야 하는 것 아닌가. 50분 걸려 통학하게 하는 것은 초등학생들에게 과도한 행정 결정이다.

여기에 경기교육의 수장인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의 역점사업인 의왕 내손지구와 부천 옥길지구 미래형 중·고 통합운영학교(예정) 2곳은 지난 6월 교육부가 특성화 학교 지정에서 부동의 의견을 내면서 이번 중투위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도시개발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발생되는 수요를 제대로 맞추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쯤되면 교육부의 중투위 심사결과를 신뢰할 수 있는지, 문제가 없는지에 대해 제 3의 기관에서 따져보는 것은 어떨까.

/김영래 사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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