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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남동구 만수동 코로나19 집단감염 '카지노펍'이 뭐길래

공승배 공승배 기자 발행일 2020-10-16 제4면

한 테이블에서 술 마시며 카드게임… '구멍난 방역'

홀덤 등 즐기면서 사용하는 '칩'
바이러스 전파 매개 가능성 높아
일반음식점 등록돼 '고위험 제외'
일부 '주류 교환' 탓 사행성 논란

술을 마시며 카드 게임을 할 수 있는 일명 '카지노펍'에서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하면서 이 업종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칩을 주고받으며 게임을 하는 탓에 방역이 취약한 데다 현행법이 금지하고 있는 사행 행위까지 조장하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15일 인천시에 따르면 남동구 만수동에 있는 한 카지노펍과 관련해 이날까지 모두 13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

딜러 역할과 음식 서빙 등을 했던 직원 A(28)씨가 지난 13일 처음 양성 판정을 받은 뒤 A씨를 포함해 직원 2명, 방문자 8명, 확진자의 접촉자 3명 등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인천시는 최근 이 주점이 있는 건물을 방문한 시민에 대해 코로나19 검체 검사를 권고하고 있어 추가 확진자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일반음식점으로 등록된 이 주점은 가게 안에 카드 게임 테이블이 설치돼 있어 술을 마시며 '홀덤' 등의 게임을 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흔히 카지노펍 또는 홀덤펍으로 불린다. A씨와 같은 직원이 게임을 진행하고, 고객이 테이블 주변에 앉아 게임을 하는 방식이다.



그런데 카지노와 같이 칩을 사용해 게임을 하기 때문에 방역에 취약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칩이 바이러스 전파의 매개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이와 유사하게 최근 강화군에서는 한 화투 모임에서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이 모임과 관련한 확진자가 7명까지 늘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도 최근 브리핑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피부에서 9시간 정도까지 생존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며 사람의 손이 많이 가는 곳을 자주 소독해야 한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감염 우려가 크지만 카지노펍은 보통 일반음식점으로 등록돼 있어 정부가 정한 고위험시설에는 포함되지 않는다.

또 일각에선 일반음식점인 카지노펍에서 지나치게 사행 행위를 조장하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통상 카지노펍에서는 칩을 현금화할 수는 없지만, 일부 매장에서는 칩을 주류 등으로 교환할 수 있어 일정의 화폐 가치를 지닌다는 것이다. 현행 식품위생법은 식품접객업자가 업소 안에서 도박이나 그 밖의 사행행위를 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경찰청 관계자는 "우연한 결과에 오락이나 놀이를 넘어 돈을 거는 행위를 도박으로 본다"며 "카지노펍의 도박 여부에 대한 민원이 접수되고 있다. 상황에 따라 성립할 가능성은 있겠지만 일률적으로 답변하긴 어렵다"고 했다.

남동구보건소 관계자는 "직원이 마스크를 턱에 걸치고 있는 등 방역 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은 것으로 보고 업주를 '감염병 예방법' 위반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라며 "운영 재개 후에도 위생 점검 등을 통해 방역수칙 준수 여부를 계속해서 확인하겠다"고 말했다.

만수동을 포함해 전국에 60여개의 지점을 갖고 있는 카지노펍 업체 관계자는 "지난 13일 만수동 지점에서 확진자가 발생한 후 수도권 지역에 3일간 영업을 중지할 것을 권고했다"며 "방역 수칙 준수에 더욱 신경을 쓰겠다"고 했다.

/공승배기자 ksb@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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