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가기

[토론합시다-코로나19와 차별]'검사받은 외국인만 채용' 선제적 방역일까, 도넘은 차별일까

공지영 공지영 기자 발행일 2021-03-22 제14면


전염병 '핑계' 사회적 배척 조짐
경기도, 진단검사 논란일자 철회
미국 아시아계 '증오 범죄' 충격
우리도 무심코 행한 차별 성찰을


코로나19 전, 올바른 사회를 지향하는 가치 중에는 소통과 존중이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것이었습니다.

그중에서도 피부, 국적, 성별 등을 이유로 타인을 혐오하거나 증오하는 발언이나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는 것, '차별하지 않는 것'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지구 공동체 모두의 암묵적인 규칙이었습니다.

그러나 코로나19 이후 전염성을 핑계 삼아 우리는 공공연하게 '차별'하는 마음을 드러내고, 또 그 차별을 용인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는 것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최근 경기도 내 외국인 노동자를 중심으로 코로나19 집단감염세가 급증하자 경기도와 각 시·군은 외국인 노동자에게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도록 행정명령을 내렸습니다.

주로 영세한 영업장에서 일하고 있는 외국인 노동자들의 열악한 노동조건을 고려할 때 진단검사를 실시하는 것은 선제적 방역대책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혹시 체류 비자 등을 이유로 검사를 꺼리는 외국인 노동자를 고려해 '불법체류 외국인에 대해서 불이익을 주지 않겠다'는 단서조항을 달았습니다.

하지만 경기도가 외국인 노동자를 채용할 때 코로나19 진단검사 결과를 확인하도록 하는 행정명령을 검토 중이라는 소식까지 들리자 여론은 시끄러웠습니다. 외국인 노동자들의 진단검사 참여율을 높이겠다는 이유로 진단검사를 받은 외국인만 채용하도록 하는 행정명령을 검토한 것인데 '외국인 차별'이라고 비판받은 것입니다.

결국 경기도는 "3월8일부터 시행 중인 외국인 대상 전수검사가 사업장 중심의 집단감염 확산 감소에 성과가 있고 외국인에 대해서만 채용 전 진단검사를 반영해 채용에 불이익을 주는 것은 과도한 차별이 될 수 있다는 내부 의견이 있다"며 행정명령 추진을 멈췄습니다.

2021032101000862800043742

한편,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아시아계 마사지숍에서 일하는 한인 여성 4명이 희생되는 끔찍한 총격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코로나19 이후 미국 등 서구 백인 사회에서 유색인종, 특히 아시아계에 대한 차별이 도를 넘어서 증오와 혐오, 폭력으로 번지고 있다는 것은 뉴스를 통해 익히 들려온 소식입니다. 하지만 이번처럼 아시아계를 겨냥한 총격 테러는 우리는 물론 미국 사회에 충격을 주었습니다.

총격사건 후 사건이 일어난 애틀랜타는 물론 워싱턴DC, 뉴욕, 애리조나주 피닉스, 필라델피아 등 미국 각지에서 추모객들이 'Asian Lives Matter(아시아계 목숨도 소중하다'는 피켓을 들고 거리를 행진하는 등 추모 행렬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또 SNS 등에는 "#StopAsianHate(아시아계 혐오를 멈춰라)"의 해시태그가 번져가고 있습니다.

여론이 커지자 미 의회는 물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9일 아시아계 지도자들과 면담을 진행했고 "목소리를 내고 행동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너무 많은 아시아계 미국인들이 걱정하며 거리를 걸어간다. 언어적·물리적 공격을 당하고 살해당했다"고 지적하며 "미국은 증오의 피난처가 될 수 없다. 우리 모두가 함께 중단시켜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코로나19 전후 우리가 무심코 행한 '차별'은 무엇이 있을까요. 두 사건을 통해 코로나19와 차별을 토론하고 대안을 이야기해 봅시다.

/공지영기자 jyg@kyeongin.com


# 키워드

경인 WIDE

디지털스페셜

디지털 스페셜

동영상·데이터 시각화 중심의 색다른 뉴스

더 많은 경기·인천 소식이 궁금하다면?

SNS에서도 경인일보를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