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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스토리] '韓美 글로벌 백신 파트너십' 중심에 선 인천

박경호 박경호 기자 발행일 2021-05-28 제10면

백신생산 허브로 급부상… 송도 'K-바이오' 전 세계에 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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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성옥희기자 okie@kyeongin.com/클립아트코리아

 

바이오 기업이 모여 있는 인천이 국제적인 백신 생산 허브로 떠오르기 위한 퍼즐을 맞춰가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은 역설적으로 세계 최대 규모의 제약·바이오산업 인프라를 만들어 나가고 있는 인천 지역에 기회가 됐다.

인천 송도국제도시는 연간 56만ℓ의 바이오 의약품을 생산할 수 있는 현재 세계에서 가장 큰 바이오 산업단지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 등이 송도국제도시 바이오산업을 이끄는 핵심기업이다.

미국 샌프란시스코(44만ℓ), 싱가포르(22만ℓ), 아일랜드 더블린·코크(23만ℓ) 등이 인천의 뒤를 쫓고 있는데,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 등이 새로운 공장을 착공하면서 격차를 벌리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1조7천400억원을 들여 26만5천ℓ를 생산할 수 있는 제4공장을 건립하고 있으며, 셀트리온은 5천억원을 투입해 6만ℓ를 추가로 생산할 제3공장을 착공했다.

 

삼바·셀트리온 등 연 56만ℓ, 샌프란시스코 44만ℓ 앞서 최대 규모 산단
삼바, 한미정상회담서 모더나 백신 위탁 계약 3분기 공급 '시너지' 주목

삼성바이오 화이자 백신 위탁 생산 여부 촉각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 생산을 맡게 된 삼성바이오로직스 인천 송도국제도시 본사와 공장. /경인일보DB

 

인천의 바이오산업 성장세를 보면, 미국과 한국이 지난 22일 정상 회담을 통해 '글로벌 백신 파트너십'(KORUS Global Vaccine Partnership) 구축에 합의한 것은 필연적이었다.


한미 양국은 미국의 뛰어난 백신 개발 기술과 원·부자재 공급 능력, 한국의 바이오 의약품 생산 역량을 결합하기로 했다. 그 목적은 한국 내 코로나19 백신 공급뿐 아니라 전 세계적인 백신 공급 속도를 높이기 위해서다.



문재인 대통령 방미 기간인 지난 23일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한미 백신 파트너십' 행사에서 양국은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미국 제약사 모더나 간 코로나19 백신(mRNA-1273) 위탁생산 계약을 가장 우선 체결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3분기부터 송도에서 코로나19 백신 수억회 분량을 생산해 전 세계로 공급할 예정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맡는 공정은 모더나로부터 백신 원액을 들여와 바이알(유리병)에 무균충전하고 라벨링, 포장을 거쳐 완제품을 생산하는 것이다.

효능이 뛰어나다고 평가받는 mRNA(메신저 리보핵산) 백신을 위탁 생산하는 기업은 국내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유일하다.

또한 산업통상자원부와 보건복지부, 모더나는 '잠재적 한국 투자와 생산 관련 논의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에 서명해 추가적인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삼성바이오 3공장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 /경인일보DB
 

복지부 관계자는 "한미 글로벌 백신 파트너십 구축으로 한국의 우수한 생산 역량, 인적 자원, 품질 관리에 대한 국제적 인지도를 높일 것"이라며 "한국이 글로벌 백신 공급의 핵심 역할을 수행해 코로나19의 완전한 종식을 앞당기는 데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미국 순방과 한미 정상 회담 직후 정치권에서도 송도국제도시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26일 송도 삼성바이오로직스 제2공장에서 현장 최고위원회를 열고 한미 글로벌 파트너십이 구체화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민주당 송영길 대표는 인천시장으로 재직할 당시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유치한 점을 언급하면서 "1%의 가능성을 100%로 만들었던 삼성바이오로직스 유치가 이러한 기회의 기초를 만들었다"며 "우리 인천시는 세계 최고의 바이오 허브, 글로벌 백신 허브로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남춘 인천시장도 민주당 현장 최고위원회에 참석해 인천이 바이오산업의 메카가 될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요청했다.

박남춘 시장은 "바이오산업의 밸류체인은 오랜 기간에 걸쳐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며 "기업의 제품 상용화까지 원스톱으로 지원할 수 있는 기관이 있을 때 그 시너지가 극대화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강조했다.

 

인천시, 전문인력 1만4천명 양성·17만명 이상 고용 창출 '청사진' 제시 

삼성바이오로직스 설비 둘러보는 송영길 대표<YONHAP NO-1965>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와 박남춘 인천시장이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이사회 의장과 함께 지난 26일 인천 송도 삼성바이오로직스에서 의약품 생산 설비를 둘러보며 대화하고 있다. 2021.5.26 /연합뉴스

 

인천시는 '세계적 롤 모델로 인정받는 바이오 클러스터 조성'을 목표로 인천형 바이오 뉴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같은 대기업뿐 아니라 700개 바이오 기업을 육성해 생산 규모를 더욱 확대하고, 전문 인력 1만4천명을 양성해 17만명 이상의 고용을 창출하겠다는 게 인천시 계획이다.

한미 정상 회담 성과로 글로벌 백신 생산·공급 허브라는 새로운 목표도 생겼다. 바이오 기업이 집적화한 송도를 중심으로 대학과 연구소, 중소기업, 공공기관 등이 협력하는 바이오산업 생태계 구축이 중요해졌다.

인천시는 지난해 바이오산업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바이오공정 인력양성센터'를 송도국제도시에 유치했다. 인천시는 2023년까지 연세대 국제캠퍼스 내 1만3천224㎡ 부지에 센터 건물을 신축하고 2024년부터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해 연간 2천명의 교육생을 배출할 예정이다.

교육과정은 연세대가 학위과정(석사급)과 비학위과정(재직자·구직자)으로 나눠 운영한다. 센터가 양성한 인력은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 등 국내 대기업과 해외 기업에 공급될 전망이다. 바이오공정 인력양성센터는 아시아에서 처음이고, 유럽·미국 등 전 세계에서는 세 번째로 설립된다.

지난해 2월 송도국제도시에는 국내 최대 규모 스타트업 지원 공간인 '인천스타트업파크'가 문을 열었다. 셀트리온은 신한금융지주와 함께 바이오융합 분야 세부 육성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심사 등을 거쳐 선발한 스타트업 5곳을 지원하기로 했다.

 

'K-바이오 랩 허브' '바이오 원부자재 상용화 지원센터' 추가 유치 계획

삼성바이오 3공장
세계적 백신·바이오 의약품 생산 허브로 도약을 꿈꾸고 있는 인천 송도국제도시. /경인일보DB

 

이른바 'K-바이오' 산업이 전 세계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인천을 바이오산업 전진 기지로 키우기 위한 퍼즐을 맞춰 나가야 한다. 인천시는 정부가 공모를 진행 중인 'K-바이오 랩 허브'(중소벤처기업부)와 '바이오 원부자재 상용화 지원센터'(산업통상자원부)를 중요한 퍼즐 조각으로 보고 유치할 계획이다.

K-바이오 랩 허브는 벤처·스타트업이 모여 연구실·장비 등을 공동으로 사용하고 법률 지원까지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기관이다.

중기부는 7월 중 K-바이오 랩 허브 사업 대상지를 선정할 예정으로, 현재 인천시는 대전시 등과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바이오 원부자재 상용화 지원센터는 바이오 의약품의 제품 인증과 시험 평가에 도움을 주는 기관이다.

박남춘 인천시장은 "K-바이오 랩 허브와 바이오 원부자재 상용화 지원센터는 바이오 스타트업·벤처기업 중심의 성장동력 확보와 인천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에 필요한 핵심 인프라"라며 "이들 두 기관이 유치된다면 인천 송도는 세계 1위 의약품 생산 도시로서의 명성을 넘어 대한민국이 바이오산업 분야의 강국이 되는 데 중요한 기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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